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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강화한다더니…’ 포스코 계열 한국퓨얼셀 분할 후 혼란 빠진 까닭
노동존중 (999kdj) 조회수:390 추천수:0 59.23.74.122
2020-10-10 14:20:00

https://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381662

일요신문] 2007년 포스코파워(현 포스코에너지)는 미국 퓨얼셀에너지(FCE)와 기술이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연료전지 사업을 시작했다. 포스코에너지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포스코에너지의 연료전지 발전 설비 보급은 국내 전체 설비의 약 92%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했다. 하지만 연료전지 사업이 매년 적자를 기록했고, 최근에는 파트너사인 FCE와 분쟁이 벌어지면서 포스코 연료전지 사업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2018년 초 포스코에너지는 누적된 적자 탓에 연료전지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시장에서는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 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박기홍 전 포스코에너지 사장은 2018년 국정감사에서 “지금까지 연료전지 사업을 그만둔다는 결정을 내린 적은 한 번도 없고, 사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현재 적자 폭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포스코에너지는 2019년 11월 연료전지 사업부문을 분할해 신설법인 한국퓨얼셀을 설립했다. 포스코에너지 본사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사진=일요신문DB


포스코에너지는 2019년 11월 연료전지 사업부문을 분할해 신설법인 한국퓨얼셀을 설립했다. 당시 포스코에너지는 공시를 통해 “한국퓨얼셀은 연료전지 사업부문에 적합한 경영 시스템을 확립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영효율성을 제고할 것”이라며 “사업 수행의 유연성을 확보해 전략적 대응능력을 제고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의 향상을 추구하고자 한다”고 분할 이유를 설명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연료전지 전문기업을 표방하며 한국퓨얼셀을 분할했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현행법상 전기사업자인 법인을 분할·합병할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전기위원회의 승인절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산업부의 승인은 분할 이후인 지난 9월에야 이뤄졌다.

산업부 전기위원회 관계자는 “포스코에너지는 한국퓨얼셀이 사업법상 제조 분야이기에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었고 우리는 이에 대한 유권해석을 법제처에 요청했다”며 “최근 법제처에서 승인이 필요하다고 유권해석을 내려 분사 후 사후적으로 승인을 내렸고, 이 부분에 대해 과징금 등 상응하는 조치를 조만간 포스코에너지에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퓨얼셀이 분사했지만 FCE가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하면서 연료전지 생산 재개에 빨간불이 켜졌다. FCE는 지난 6월 미국 증권 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포스코에너지와 한국퓨얼셀에 라이선스 계약을 즉각 해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며 “지난 2월, 한국퓨얼셀 분사가 계약 내용을 위반한 것이므로 60일 내 시정하지 않으면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FCE 기술 없이 포스코의 자체 기술력으로는 연료전지 생산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연료전지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연료전지 제품의 핵심 기술 특허를 FCE가 갖고 있고, 원재료도 FCE를 통해서만 살 수 있는 구조이기에 라이선스가 해지되면 한국퓨얼셀이 자체적으로 연료전지를 생산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박기홍 전 사장도 2018년 국정감사에서 “연료전지 기술은 FCE에 의존을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연구개발팀에서 노력을 많이 했지만 연구개발에는 실패했다고 인정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연료전지 생산 중단 후 한국퓨얼셀은 주로 LTSA 사업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경상북도 포항시 한국퓨얼셀 본사. 사진=한국퓨얼셀 제공


연료전지 생산 중단 후 한국퓨얼셀은 주로 LTSA 사업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LTSA란 연료전지 설비의 유지보수 서비스로 한국퓨얼셀은 그간 발전설비 1기당 7억~8억 원 수준의 금액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최근 몇 년간 한국퓨얼셀이 이전보다 높은 가격에 재계약을 맺고 있어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일례로 2019년 8월 분할 전 포스코에너지는 향후 5년간 1기당 15억 원을 받는 내용의 LTSA 재계약을 경기그린에너지와 맺었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사업 초기에는 기술개발 및 투자를 진행하면서 지출이 많았고, LTSA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원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적자를 기록했다”며 “2019년부터 원가를 반영한 LTSA 계약을 맺으면서 적자구조를 정상화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고객사들은 LTSA 재계약 비용이 너무 높다고 주장하며 한국퓨얼셀과 갈등을 빚고 있다. 분할 전 포스코에너지 시절과 비교해 LTSA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고객사인 씨지앤율촌전력은 높은 재계약 비용과 서비스 질적 하락 우려 등의 이유로 지난 3월 포스코에너지에 분할 무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관련기사 [단독] 포스코에너지 회사 분할 무효소송 당한 내막).

LTSA 재계약 덕에 매출이 늘어나자 일부에서는 한국퓨얼셀이 연료전지 생산을 포기하고 LTSA 사업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퓨얼셀지회(한국퓨얼셀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LTSA 사업만 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며 “최근 몇 년간 생산을 멈추고 관련 연구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생산에 대한 의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포스코에너지 측은 이 같은 소문을 일축하고 FCE와의 분쟁을 해결한 후 연료전지 생산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에너지와 FCE는 분쟁 해결을 위해 국제상공회의소 국제중재재판소에 중재를 요청한 상태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FCE와의 분쟁을 빨리 해결해 당초 분할 목적이었던 전문성을 강화하고, 생산을 재개해 연료전지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스코에너지의 의지와 별개로 연료전지 생산 중단 후 수백 명의 직원들이 희망퇴직 등을 통해 회사를 떠났고, 현재도 적지 않은 직원들이 고용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퓨얼셀 직원 50명이 포스코에너지가 운영하는 삼척화력발전소로 근무지를 옮기기도 했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전직을 원하는 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보낸 것이지 강제적으로 보낸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앞의 한국퓨얼셀 노조 관계자는 “동의를 하기는 했지만 연료전지 사업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간 것이지 진정으로 원해서 삼척에 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그나마도 삼척화력발전소로 간 직원들은 현재 임금의 70%를 받는 유급휴직 중에 있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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