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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뒤에 숨은 진실!
큰메 (kimmiri0214) 조회수:1593 추천수:13
2019-07-24 06:29:38

산업재해 뒤에 숨은 진실!

 

(포항) 생산기술부 대의원 김형중입니다.

“요즘은 작업현장이 무섭다.”

포스코 내에서 연일 터지는 산업재해 소식에 기능직 동료들은 두려워합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귀양살이나 다름없는 사무실근무에 안도의 한숨을 쉴 정도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작업현장에서는 설비사고와 재해사고가 있었고, 이것을 방지하고자 작업표준서를 개정하고 온갖 안전기법이 동원되지만 사고는 근절되지 않습니다. 또한 재해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들고 나오는 것이 ‘작업표준 미 준수’입니다. 재해를 당한 사람은 인사위원회에 회부되고 관리감독자는 문책을 받습니다. 그래서 노동자가 작업 중에 다쳤는데 당사자는 재해가 아니라고 하며, 노조에서는 재해라고 하는 이상한 일이 발생합니다.

산재는 인원감축 과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포스코에서 기능직으로 입사했을 때 포스코 전용철도는 운전직과 조차직이 짝을 지어 근무하는 2인 또는 3인 승무개소였습니다. 그런데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기관차 리모트 컨트롤 시스템’이 도입되었고 운전직은 조차직의 업무까지 겸임하게 되었습니다. 노동자들은 노동 강도가 2배로 높아진다고 반발하였고, 그 문제는 자격수당과 기관차 운영대수를 늘려주는 것으로 무마되었습니다. 막상 1인 승무체제가 되자, 2인 승무체제에서는 잘 발생하지 않았던 설비사고와 재해사고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사고자는 음으로 양으로 문책을 받았으며 작업표준서는 1인 근무체제에 맞게 세밀하게 개정되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철도운전직의 업무량과 관련된 과제가 진행되었고, 기관차는 한 대, 두 대 현장에서 사라졌습니다. 아마 포스코 내에 벌어진 일반적인 인원감축 수순이었을 겁니다.

산재의 원인인 인원감축은 우리 부문 뿐만 아니라 전 부문에 걸쳐서 전사적으로 진행됩니다. 그에 따라서 설비는 늘어나고, 작업자는 줄어듭니다. 감축된 작업자는 확인할 일도 많아지고 작업할 양도 많아집니다. 그것이 반복되면 정신은 점점 흩트려지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실수가 나오게 됩니다. 결국 사고가 일어납니다. 특히 어느 누구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단독근무 작업자는 속수무책입니다.

사고가 나면 제일 먼저 들고 나오는 문서는 작업표준서입니다. 작업표준서대로 완벽 작업하지 않아서 사고 났다고 문책 받는 사람을 볼 때마다 그리스 신화의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의 침대’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우리들이 접하는 작업표준서는 바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융통성이 없습니다. 단지 산재 뒤에 숨은 진실인 인원감축에 대한 방패막이와 재해 원인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특히 안전기법 중에 하나인 ‘지적확인 환호응답’을 아무리 잘해도 1000번에 8번을 실수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사람과 설비의 실수와 잘못에 대응하는 최고의 안전기법은 바로 ‘페일 세이프(fail safe)’입니다. 그런데 큰돈이 들어서 포스코에 가장 도입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작업표준서 개정, 진화한 안전기법인 ‘TBM, 3Take, 지적확인 환호응답, 잠재위험 발굴, 자율상호주의, ILS’은 물론이고, 원시적인 안전기법인 ‘안전기원제’ ‘안전다짐(결의)대회’까지 줄기차게 외칩니다. 온통 노동자의 판단과 행동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안전기법 뿐입니다.

생산기술부 서브센터에서 매분, 매시, 매일 접하는 것은 ‘생산성 향상’ ‘수익 극대화’ ‘원가 절감’입니다. 여기에서 산재는 딴 세상 일 같습니다. 이런 형편에 산재는 노동자의 책임이 아니라 사용자의 책임이라는 인식으로 바뀔 리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노동자에게 ‘작업 중지권’은 허울 좋은 권리에 불과하며, 감축된 작업인원도 늘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더욱이 큰돈이 들어가는 ‘페일 세이프 시스템’은 언감생심이겠지요.

그 동안 포스코는 ‘1:29:300’로 일컫는 ‘하인리히 법칙’이 통하지 않는 회사였습니다. 언론에 의하면 최정우 포스코 회장 취임 1년 동안 43건의 재해가 발생했으며 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고 합니다. 이 통계조차 하인리히 법칙에 맞지 않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산재나면 쉬쉬했던 일들이 포스코지회에 제보되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7월 23일 본사 대회의장에서는 ‘안전혁신 비상TF 발대식 및 안전다짐대회’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안전혁신 비상TF 구성원에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만 쏙 빠졌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포스코지회 조합원 캠페인]

“질긴 자가 승리한다!”

http://www.pksteel.kr/bbs/boar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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