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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회장님! 화타를 아십니까?
큰메 (kimmiri0214) 조회수:1012 추천수:4
2020-01-01 06:00:20

최정우 포스코 회장님! 화타를 아십니까?

 

(포항) 포스코지회 큰메(Big Hammer) 김형중입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님!

지난 해 12월 24일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 현장에 있었던 5명의 노동자가 재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은 접하면서 폭발로 불탄 설비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작업하던 노동자들이 사망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포스코는 잊을 만하면 안전문제가 불거집니다. 2018년에는 산재사망사고로 5명이 숨져 노동계가 선정한 ‘최악의 살인기업’ 3위에 뽑혔으며, 지난해에는 4명의 노동자들이 숨져 노동계가 선정하는 ‘최악의 살인기업’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님!

양대 제철소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산업재해와 설비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고 사측은 그 원인을 대부분 인적요인. 즉 노동자의 잘못에서 찾는 것 같습니다. 포스코는 재해자가 다친 것도 억울한데 표준작업 불이행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며 인민재판이나 다름없는 반성회는 물론이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하는 이상한 회사입니다.

포스코가 그 어느 때보다 안전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데도 안전사고가 계속 일어나는 것은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콜록콜록’ 기침하면 기침의 원인이 여러 가지 있을 텐데 감기에 걸렸다며 주구장창 감기약을 처방하는 돌팔이 의사 같습니다. 그런 식의 진단으로 인하여 작업현장에서는 끊임없이 산업재해와 설비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럼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요?

포스코 내·외부의 손길에 의해 곡간이 비어있었을 때 현장은 구조조정을 한다고 작업인원을 줄였고, 원가절감을 한다고 설비투자를 줄였습니다. 임직원 모두가 필사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비용을 절감했고, 그 결과 순이익이 날 수 있었습니다. 포스코의 구성원들이 비용절감을 통한 순이익의 닷 맛에 취해 있을 때, 포스코의 속은 병들고 있었습니다. 결국 무리한 구조조정과 원감절감은 곧 산업재해와 설비사고로 고스란히 되돌려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비용절감의 역습’입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님!

‘낭비’라는 이름으로 줄였던 비용절감이 노동자를 불안전하게 만들었고, 설비를 불안정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매년 4분기가 되면 각 부서는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목표를 두고 사업계획서를 짭니다. 올해보다는 내년에 더 비용을 절감하여 제품을 만들라는 뜻입니다. 포스코의 병을 고치기는커녕 더 키우고 있습니다.

현재 작업현장은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동종업체인 현대제철과 포스코를 비교해 보십시오. 포스코가 훨씬 열악합니다. 노후 설비를 운영하는 포스코가 제1의 철강업체인 것은 오로지 숙련된 노동자들 덕분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숙련된 노동자라고 할지라도 마음의 여유도 없다면 크고 작은 실수를 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작업표준서는 물론이고 징계도 무용지물입니다.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현장에 작업인원을 늘리고 설비에 과감하게 투자하여 노동자들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최정우 회장님께서는 ‘비용절감의 역습’이라는 중병을 고칠 화타가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화타에 관련된 일화 하나를 전하겠습니다.

“큰 형님은 어떤 이가 아픔을 느끼기 전에 얼굴빛을 보고 그에게 병이 있음을 예감하고 병의 원인을 제거합니다. 따라서 환자는 아파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병이 낫기 때문에 사람들은 큰 형님의 의술이 얼마나 신묘한지 알지 못합니다.”

“둘째 형님은 상대방의 병세가 미미한 상태에서 그의 병을 알아보고 치료해줍니다. 따라서 환자는 자신이 큰 병이 나았다고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둘째 형님이 얼마나 위대한 의술을 가졌는지 알지 못합니다.”

“저는 환자의 병이 커지고 고통이 심할 때야 비로소 알아보고, 약을 지어주거나 수술하여 병을 치료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저의 그러한 행동을 보고 제가 큰 병을 고쳐주었다고 믿게 됩니다.”

2019년 12월 30일 검찰과 고용노동부에 의해 본사와 포스코센터 그리고 충주, 광양 전산센터에 대한 전 방위적인 압수수색이 있었습니다. 포스코지회의 와해와 파괴 즉 부당노동행위와 관련 있다는 소식을 듣고, 회장님은 포스코 병을 고칠 명의가 아니라, 화타를 죽인 조조 같은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스코지회 조합원 캠페인]

“질긴 자가 승리한다!”

http://www.pksteel.kr/bbs/boar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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