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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과 군대폭력 그리고 포스코
큰메 (kimmiri0214) 조회수:955 추천수:4
2020-01-08 06:22:54

학교폭력과 군대폭력 그리고 포스코

 

(포항) 포스코지회 큰메(Big Hammer) 김형중입니다.

우리 자녀들이 초·중·고등학생이었을 때 ‘왕따’ 같은 학교폭력의 대상자가 될까봐 노심초사하였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세 자녀의 성향과 성격이 학교폭력의 대상자가 될 소지가 충분하였습니다. 자녀들이 아무 일이 없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날, 학교폭력으로부터 자식을 잃지 않았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학교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낸 자녀들이 대견했습니다. 그것은 한 사건에서 비롯된 노파심이었습니다.

“아빠~아! 제~발 태워주세요?”

딸이 중학생이었을 때 금방 등교했는데 집으로 돌아오더니 늦잠자서 지각했다면서 자가용으로 등교시켜달라고 통사정하였습니다. 저는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자신이 책임지고 감당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딸의 요청은 매몰차게 거절되었습니다. 아빠의 단호한 모습에 딸은 세상을 다 잃은 듯이 울상이 되더니 엉엉 울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순간 ‘쟤가 선생님에게 얼마나 혼나 길래 저러나’라며 당황했습니다.

그날 딸이 왜 우는지 알았습니다. 딸의 말에 의하면 학교폭력의 1순위는 홀로 등하교하는 학생, 즉 친구가 없는 학생이었습니다. 이런 학생은 학교 내에서 은따 내지 왕따가 되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등하교시 꼭 친구들과 같이 다녀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었습니다. 그 사정을 들은 이후부터 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지어 등하교하는 모습은 청춘의 생동감이 넘쳐서 아름다웠지만, 한편으로는 학교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몸부림으로 느껴져서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학교폭력으로 고통당하다가 목숨을 내던진 피해 학생에 관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분노와 안타까움에 잠을 못 이루고 뒤척입니다. 만약에 내 자녀가 학교폭력을 당하면 철저하게 응징하고 복수할 것이다. 만약에 학교제도에 적응하지 못하면 학교를 벗어나서 홈스쿨링 또는 대안학교 제도를 이용하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군대생활 중에 한 고참병에게 당한 군대폭력으로 인하여 학교폭력 피해자의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람의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고, 외운 이름마저 잘 잊어버리는 약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35년 전에 인연이 끊어진 사람의 이름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그의 이름은 김○○입니다. 지금도 만나면 죽여 버리고 싶을 정도로 군대에서 나를 지독하게 괴롭혔던 사람이었습니다. 나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 난 악귀 같았습니다. 그는 틈만 있으면 툭툭 치면서 괴롭혔으며, 눈이 마주치면 죽일 듯이 째려보았습니다. 내 행동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면박과 욕설이 일상이었습니다. 내 외모와 말주변을 가지고 놀렸으며 항상 부동자세를 강요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발걸음과 목소리가 들리면 저절로 긴장되며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그와 매일 한 내무반에서 생활한다는 자체가 지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와 같이 외곽 보초에 나갔을 때 몇 번이나 총으로 쏘아 죽이고 싶다는 충동이 들 정도였습니다.

학교폭력과 군대폭력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다가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피해사실을 세상에 알렸다고 가해자들에게 보복을 당하여 하늘나라로 간 피해자들이 생각날 때마다 가슴이 울컥거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한다는 것은 아직도 폭력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제도가 미흡하다는 증거입니다. 그럼 포스코가 포스코지회를 대하는 태도는 어떤지 아십니까? 노사가 잘 지내려면 포스코지회가 포스코의 문제를 언론에 알리지 않아야 한답니다. 이런 것을 사자성어로 일컬어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고 하지요.

 

[포스코지회 조합원 캠페인]

“질긴 자가 승리한다!”

http://www.pksteel.kr/bbs/boar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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