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오직 노동자만 보고 갑니다.
세 죽음 그리고 나흘 후
(포항) 생산기술부 대의원 김형중입니다.
죽음1.
분향실에 은은하게 퍼진 향 내음을 타고 들려오는 목탁과 독경소리!
조문객이 거의 없는 분향실!
환하게 웃고 있는 중년 여성의 사진!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자식을 보면서 평생을 죄책감 속에서 살았을 어느 어머니!
장애인 복지가 못미더워 자식보다 하루를 더 사는 것이 소원이었을 분!
그러나 지병이 자신의 생명을 끊었을 때, 휘감았을 공포!
초저녁인데도 사람이 몇 명 없는 소형 접객실!
죽음2.
분향실에 은은하게 퍼진 향 내음을 타고 들려오는 사람들의 소음소리!
조문객이 줄지어 들어가는 분향실!
환하게 웃고 있는 중년 남성의 사진!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족을 보면서 평생을 뿌듯함 속에서 살았을 어느 아버지!
자식이 잘 사는 모습을 하루라도 더 보는 것이 소원이었을 분!
그러나 기계가 자신의 생명을 끊었을 때, 휘감았을 공포!
늦은 밤인데도 사람으로 꽉 찬 대형 접객실!
죽음3.
초원에 은은하게 퍼진 공포를 타고 달리는 동물들의 소음소리!
사자에게 쫓기어 도망치는 동물들!
붙잡혀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동물의 영상!
무리지어 살아가는 동물 속에서 평생 공포를 안고 살았을 어느 동물!
자신이 하루라도 더 사는 것이 소원이었을 동물!
사자가 자신의 생명을 끊었을 때, 휘감았을 공포!
한 마리가 제물이 되었고 여느 때처럼 잔잔해진 드넓은 초원!
그리고
지병에 생명을 다한 어머니의 명복을 빌며, 한 잔!
기계에 생명을 다한 아버지의 명복을 빌며, 한 잔!
약육강식에 생명을 다한 동물의 명복을 빌며, 한 잔!
술에 촉촉이 젖어가는 몸과 정신!
내일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장애인은 살아갈 것이고, 가족도 살아갈 것이고, 동물도 살아가겠지.
내 일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내 일 같아서 눈물 나네.
나흘 후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설비에서 추락하였다.
[포스코지회 조합원 캠페인]
“질긴 자가 승리한다!”
http://www.pksteel.kr/bbs/boar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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