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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오직 노동자만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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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계급장
큰메 (kimmiri0214) 조회수:1717 추천수:11
2019-10-09 06:51:19

우리 안의 계급장

 

(포항) 생산기술부 대의원 김형중입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제가 현재 포스코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은 제철소 식당입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창살 없는 감옥 같은 사무실에서 벗어난다는 사실이 기쁘지만, 다른 이유는 식당이 회사 내에서 가장 평등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소속이 다른 회사에 다니며, 다양한 직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입니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그 사람들에게 어느 회사 소속인지, 무슨 직종에서 일하는지 묻거나 따지지 않습니다. 오직 한 끼를 해결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입니다. 그 이유는 소속과 직종에 관계없이 음식의 질과 양에서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서비스를 받기 때문에 그렇게 자연스러운 광경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저는 포스코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가 선민의식으로 변질되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선민의식이야말로 차별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대한 차별은 각자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서열 내지 계급장에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무심코 상대방이 어느 소속이며, 무슨 직종에서 일하느냐를 묻거나 따집니다. 상대방의 지위고하를 저울질하고, 그가 가진 힘의 크기에 따라 몸가짐과 마음가짐도 달라집니다. 우리 안의 계급장이 작동하여 사람의 귀천을 따지고, 힘의 크기에 따라 계급의식이 생기는 것입니다.

드라마의 단골소재는 재벌 부모에게 태어난 새파랗게 젊은이가 실장 또는 이사의 직함을 가지고 역경(?)을 헤쳐 나간다는 이야기입니다. 평범한 흑수저가 평생 동안 노력해도 언감생심인 높은 자리를 재벌자식은 쉽게 차지합니다. 그리고 권력의 크기에 따라 약자에게는 치를 떨게 하는 폭력이 가해집니다. 이런 내용전개로 인하여 시청자들은 강자는 권력과 폭력을 마음대로 휘둘러도 된다고 세뇌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세뇌된 사람들은 또 다른 가해자로 변신합니다. 한낱 드라마를 통하여 우리 사회는 보이지 않은 신분제가 존재하며, 인권의식보다는 차별의식이 강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노사평등, 노사협력, 노사화합, 노사상생… 이런 단어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에 양보와 복종을 강요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사용자들은 노동자에게 백기를 들지 않는 한, 자신들을 향해서는 이런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평등을 가장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양보와 복종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단어는 노동자의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것입니다. 불행히도 포스코 사용자의 뇌 속에는 노사평등, 노사협력, 노사화합, 노사상생이라는 단어조차 없습니다. 만약에 사용자가 이런 단어를 쓴다면 100% 거짓말입니다. 그들의 뇌 속에는 포스코지회 구성원에게 대한 차별과 폭력 그리고 부당노동행위만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포스코에서 노사의 평등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업무문제라면 당신을 존중하겠지만, 노조문제라면 계급장을 떼고 말하겠다.”

관리감독자들이 부당노동행위를 할 때, 노동자들은 당당하게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을 위해서 뇌 속에 심어진 아무 것도 아닌 계급의식을 뽑아내야 합니다. 경영자는 경영자대로, 관리감독자들은 관리감독자대로, 노동자는 노동자대로 자신이 맡은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면 됩니다. 노동자들이 업무와 권리는 다르다는 의식만 갖는다면 제철소 식당에서 회사와 직종에 관계없이 모두가 평등한 대우를 받는 것처럼 국가와 사회 그리고 회사의 구성원들은 평등한 대우를 받을 것입니다. 그것의 첫 단추는 우리 안의 계급장부터 떼어버려야 합니다.

 

[포스코지회 조합원 캠페인]

“질긴 자가 승리한다!”

http://www.pksteel.kr/bbs/boar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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