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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연봉제는 처음이지!
큰메 (kimmiri0214) 조회수:976 추천수:7
2021-06-16 05:47:33

어서와! 연봉제는 처음이지!

 

‘사용자의 임·단협 요구안!’

포스코 사용자가 2021년 임·단협 협상자리에서 ‘연봉제와 4조3교대’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P직군은 자신과 상관없는 사안이어서 그런지 여느 때보다 조용했고, 반면에 E직군은 자신과 상관있는 사안이어서 그런지 벌집을 건드린 것처럼 난리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연봉제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합니다.

‘급여체계! 노사의 끊임없는 줄다리기’

급여체계는 크게 호봉제와 연봉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체로 노동자는 고용과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에 호봉제를 선호하지만, 사용자는 고용의 유연성[해고의 다른 이름]과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할 수 있기 때문에 연봉제를 선호합니다. 그래서 노사는 서로의 이해를 반영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줄다리기를 하는 것입니다.

‘포스코에서 E직군은 호봉제, P직군은 연봉제인 이유?’

기능직인 E직군이 설비에 대하여 완벽히 이해하고 숙련된 작업을 수행하기까지는 최소한 3~5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사용자는 기능직의 이직을 막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호봉제를 채택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기능직의 잦은 인력 유출은 제품생산에 문제를 발생시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기 때문입니다.

관리직인 P직군이 관리와 경영에 대하여 완벽히 이해하고, 사원에서 부장 또는 이사가 되기까지는 20~3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 과정은 약육강식과 다름없습니다. 최후에는 극소수의 승자만 남고, 다수의 패자는 조용히 사라집니다. 그러므로 사용자는 살아남은 P직군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연봉제[승자독식 다른 이름]를 채택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유능한 관리직 또는 경영진을 양성하지 않으면 회사경영에 문제를 발생시켜 막대한 손해를 입기 때문입니다.

‘노동자에게는 호봉제가 좋은 제도입니다.’

본인이 포스코에서 입사하여 1천만 원대의 연봉에서 10배의 연봉을 받기까지는 30년이 걸렸습니다. 물론 1987년 민주화과 노동조합 열풍을 타고 임금이 급격하게 오른 탓도 있지만,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호봉제였습니다. 매년 발생하는 호봉상승과 임금인상이 서로 복리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완전히 똑같은 업무를 수행하는데 젊다[입사가 늦다]는 이유만으로 월급이 적은 데에 불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호봉제는 평생직장 개념이 합쳐졌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자녀양육 등 생활비가 나이에 비례하여 지출되기 때문에 모두가 이를 용인하는 암묵적인 사회적 합의가 있는 제도입니다.

사용자가 임금인상을 억제하고 연봉제를 도입하고자 하는 이유는 평생직장으로 이직이 억제되어 매년 상승하는 노무비용 때문입니다. 그래서 노무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입니다. 그리고 연봉제는 노무비용을 동결 또는 최소화 할 수 있으며, 노무관리가 용의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만약 연봉제가 되면 현재는 미미한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해가 거듭할수록 저 근속노동자와 고 근속노동자의 연봉격차는 급격하게 줄어들며, 결국은 하향 평준화될 것이 명확합니다. 왜냐하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똑같은 업무를 하는데 임금격차를 크게 둘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연봉제의 폐해는 경제에 활력을 잃어버린 일본의 예를 보시면 압니다. 일본 노동자들은 최근 20년간 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노동자의 생활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굳이 멀리가지 않더라도 삼팔선이니 사오정이니 하는 은어의 근원은 무엇에 있을까요?

호봉제는 ‘같이 살자’라는 제도이며, 연봉제는 ‘나만 살자’라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P직군의 연봉제는 폐지되어야 합니다. P직군이 퇴직할 때마다 생존경쟁과 군사문화라는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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