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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 중수, 고수
큰메 (kimmiri0214) 조회수:175 추천수:5
2020-10-28 05:39:56

하수, 중수, 고수

 

(포항) 포스코지회 큰메(Big Hammer) 김형중입니다.

1970년대부터 20여 년간 지속된 조훈현기사와 서봉수기사의 바둑 라이벌전은 국민적인 관심사였습니다. 이들이 승부를 펼치면 2:1 정도로 조훈현기사가 이겼고, 대부분 타이틀은 그의 차지였습니다. 당시에 1인 독주체제인 조훈현기사에게 도전하여 타이틀을 탈환할 수 있는 기사는 서봉수기사가 유일했는데, 그가 타이틀을 탈환하면 뉴스에 나올 정도였습니다.

제가 바둑에 입문한 것은 조훈현과 서봉수의 라이벌전이 한창이었던 고등학교 때입니다. 친구를 통하여 바둑의 규칙을 배웠는데, 그 뒤부터 네모난 바둑판의 361점에서 흑돌과 백돌이 진을 치고 싸워서 집으로 승부를 가리는 기기묘묘한 바둑의 세계에 빠져들었습니다. 현재의 기력은 하수를 벗어난 중수 정도인데, 바둑을 가장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실력입니다.

하수일수록 승패에 연연합니다. 이렇게 두면 이길까? 저렇게 두면 이길까? 이렇게 두면 저렇게 두는 것이 좋고… 언제나 머릿속은 바둑판이 그려져 있고, 그곳에서 흑돌과 백돌이 난투극을 벌입니다. 또한 급수의 차이가 있는 사람끼리 바둑을 둘 때는, 바둑돌을 두 점에서 아홉 점에 미리 놓고 두는 접바둑을 두는데,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습니다. 하루빨리 하수에서 벗어나고 싶고,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서 ‘바둑의 기초와 정석’ 책과 씨름하며 실전을 거듭하지만 실력은 일취월장하지 않습니다. 이때를 버티지 못해서 중수가 되지 못합니다.

중수가 되면 바둑판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어느 정도 복기를 할 수 있으며, 어려운 사활 문제를 풀 정도의 실력이 됩니다. 고수와 2점에서 4점 정도의 접바둑을 두면 승부의 추가 쉽사리 기울어지지 않습니다. 이때는 상대방의 실력을 인정할 뿐더러, 자신의 실력도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수의 길이 보입니다. 그러나 그 길이 하수가 중수가 될 때까지 여정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버티지 못해서 고수가 되지 못합니다.

고수일수록 상대방과 실력 차가 백지장 두께 차이 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승패에 달관합니다. 그리고 항상 공부합니다. 또한 하수나 중수에게 지도바둑을 둘 때는 상대방이 아무리 하수여도 배려할 줄 알며, 조금이라도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나눠주려고 노력합니다.

우리의 삶에도 하수와 중수 그리고 고수가 존재합니다. 하수는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가지겠다는 이기주의자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실력이 없는 데도 공부하지 않으면서 실력이 좋은 것으로 착각합니다. 반면에 중수는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포기할 줄 아는 현실주의자입니다. 이들은 상대방에 대하여 인정할 것은 인정할 줄 알며, 자신의 실력향상에 매진합니다. 그리고 고수는 항상 공부하면서 자신이 가진 것을 내줄 줄 아는 박애주의자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내려놓고, 이익에 미혹되지 않으며, 수시로 찾아오는 욕심을 제어하고 과감하게 버릴 줄 압니다.

포스코지회는 노동운동에 있어서 하수일까요? 중수일까요? 아니면 고수일까요? 천재가 아닌 한 바둑실력이 일취월장하지 않듯이, 노동운동도 하루아침에 노동자의 바람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오늘도 포스코지회 구성원들은 달팽이가 기나긴 여정을 슬금슬금 기어가듯이 전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고수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질기게 버티는 자가 최후의 승리자이기 때문입니다. (202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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