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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만 대승적이어야 하나?
큰메 (kimmiri0214) 조회수:827 추천수:6
2020-08-19 05:54:37
노동자만 대승적이어야 하나?

(포항) 포스코지회 큰메(Big Hammer) 김형중입니다.

8월 13일 언론을 통하여 최정우 포스코회장이 상반기 보수로 12억 1500만 원을 받았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출처는 포스코 상반기 보고서라는데, 최정우 회장은 상반기에 급여 4억5100만 원(7510만원*6개월), 상여 7억6400만 원(성과연봉 3억1100만 원, 장기인센티브 3억3300만 원, 활동수당 1억2천만 원)을 포함한 보수로 모두 12억1500만 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여느 때 같았으면 ‘포스코회장은 보수를 이 정도 받는 구나’라면서 스쳐 지나가는 뉴스였을 텐데 코로나19 인한 전례 없는 경영위기인 만큼 눈길을 잡아당겼습니다.

그 동안 경영진은 철강 산업의 장기적인 부진과 코로나19로 인한 유례없는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여 공생, 상생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나온 경영위기 극복대책은 반강제적인 연차사용, J코드 사용제한, 일부공장 휴업실시를 비롯하여 하청업체 운영비 5% 삭감, 플랜트노동자 임금 2.1% 삭감입니다. 티끌모아 태산을 만들어서 경영을 할 만큼 위기라면 당연히 경영진도 동참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믿음은 딴 나라 얘기였습니다. 최정우 회장의 보수는 무려 48% 인상이었습니다. 노동자들에게는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하면서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허리띠를 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 ‘파렴치한(破廉恥漢)!’ 체면이나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한 사람을 일컫는 단어가 생각났습니다.

철강 산업의 장기적인 부진이라는데, 철강 산업이 어느 정도 부진해야 포스코는 장기적인 경영위기를 맞게 될까요? 코로나19로 유례없는 경영위기라는데,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확산되어야 포스코는 유례없는 경영위기를 맞게 될까요?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행태를 보면 유례없는 경영위기일까요?. 오직 자신의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심보가 아니라면, 최고 경영자가 경영위기에서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요? ‘성동격서(聲東擊西)!’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뜻으로, 동쪽을 쳐들어가는 척 하면서 적을 교란시켜서 실제로는 서쪽을 공격하는 것을 일컫는 단어가 생각났습니다.

‘노동조합은 교섭안 작성후 일방적 요구를 주로 하지만, 현재 회사가 비상경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회사는 임금동결 뿐 아니라 자연승급분조정, 경영성과금 변동성 강화를 준비 중에 있었음’(포스코 노동조합 대의원대회 자료)

이 말은 포스코 사측이 한 말이 아니라, 교섭대표노조가 대의원대회에서 2020년 임금교섭을 회사에 위임하겠다는 안건에 동의해달라면서 한 말입니다. 사측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전례 없는 경영위기’라고 주장하면, 노동조합은 사실관계 확인은 물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합니다. 그런데 교섭대표노조는 연차휴가 강요, J코드 사용제한, 일부공장 강제휴업은 물론 포스코의 다른 축인 하청노동자들의 심각한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포스코 경영진이 주장하는 ‘철강 산업의 장기적인 부진과 코로나19로 인한 유례없는 위기’에 편승하여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인 단체교섭권을 사측에 위임해 버렸습니다.

바로 이때 최정우 회장의 보수는 48%로 상승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은 이렇습니다.’에 나온 사측의 구구한 해명을 읽으면서 ’있는 놈이 더 한다‘라는 속담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포스코회장의 보수가 48% 인상된 것에 대하여 대승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단, 포스코 사측에서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포스코원·하청노동자들에게 48%보다 훨씬 낮은 4.8%만 임금을 인상해 주시면요.(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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