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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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기업의 구조조정 프로젝트

  • 큰메  (kimmiri0214)
  • 2020-06-10 05: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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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기업의 구조조정 프로젝트

 

(포항) 포스코지회 큰메(Big Hammer) 김형중입니다.

‘본 글은 픽션(Fiction)임을 밝힙니다.’

어느 대기업 회의실에 얼굴의 웃음기를 뺀 회장과 임원진들이 하나, 둘, 들어섰다. 머리카락이 나이답지 않게 풍성한 회장의 모습이 보이자 말끔하게 차려입은 기업구조조정 컨설팅 사장이 벌떡 일어나 부동자세를 취하였다.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푹신한 의자에 앉자 ○○○기업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수주한 ○○○사장은 입을 열었다.

“OOO기업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수행할 ○○○입니다. 금일 발표할 프로젝트의 이름은 ‘개구리 요리하기’입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개구리 요리를 좋아하는데, 팔딱팔딱 뛰는 개구리를 요리할 때 뜨거운 물이 들어있는 큰 냄비에 개구리를 넣으면 놀라서 도망치게 됩니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개구리가 헤엄치며 놀기 좋은 물의 온도에 개구리를 집어넣는 것입니다. 그리고 알콜 램프로 서서히 냄비를 데우면 물은 조금씩 뜨거워지고 개구리는 시나브로 익혀져 죽는 줄도 모르고 헤엄치다가 요리가 됩니다.”

회장은 엊그제 고급 프랑스 식당에서 먹은 개구리 요리가 생각났는지 엷은 미소를 지었다.

“구조조정의 첫 단계는 노동자들에게 회사가 대내외적으로 처한 위기상황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세계적으로 펜데믹 상태라면 최고 경영자가 직접 노동자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노동자들은 현실을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OOO기업에서는 이것을 소홀히 하였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회장이 안 보인다고 아우성치는 것입니다.”

회장은 홍보이사에게 고개를 돌리며 질책의 눈길을 던졌다. 홍보이사의 얼굴이 낮술을 마신 냥 벌겋게 달아올랐다.

“OOO기업에서 잘한 것은 제품의 주문이 없다는 이유를 들며, 공장의 가동을 줄이고 제품을 감산한 것입니다. 그리고 교대근무자는 상주근무자로 전환시킨 것도 노동자들로 하여금 회사의 위기 상황을 눈으로 보게 했습니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을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회장은 생산이사에게 고개를 돌리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생산성이 낮다며 특정동물 새끼라는 욕설까지 들었던 생산이사의 입 꼬리가 위로 올라갔다.

“구조조정을 할 때에는 연차소진과 잔업을 줄여야합니다. 노조와 노경협의회에 연차소진에 대하여 의견을 개진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관리감독자들을 통한 연차소진 요구하는 패를 너무 빨리 꺼내들었습니다. 그래서 경영진에 협조적인 노동자 대의기구 조차 경영진이 먼저 솔선수범하지 않는다고 반발하였던 것입니다. 다행인 것은 그 동안 현장의 관리감독자들을 통하여 노무관리를 잘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반발이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회장은 노무이사에게 고개를 돌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눈엣가시 민주노조 파괴에 전공을 세운 노무이사의 표정에 자랑스러운 꽃이 피어올랐다.

“이번에 휴업 카드를 강행하였는데 시의적절한 선택이었습니다. 만약에 현대처럼 노동조합이가 활성화된 기업이었다면 1달 적자로 휴업한다고 강한 반발은 물론이고 협의조차 못했을 것입니다. OOO기업 노동자들은 그 동안 회사의 정책에 순응하며 따라왔기 때문에 휴업을 무리 없이 받아들이고, 다음단계인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도 관리감독자들을 동원하면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유일한 걸림돌은 이번 구조조정에 문제를 제기할 금속노조 OOO지회입니다.”

회장은 지루함에 하품하며 시계를 보았다. 그리고 벌떡 일어섰다. 임원진들은 여느 날처럼 기계적으로 벌떡 일어나 부동자세를 취했다.

“생산이사! 노무이사! 오늘 저녁에 개구리 요리나 먹으러 가지. 어이! 홍보이사! 자네는 황소개구리나 잡아와!”

그날 저녁, 회장과 두 명의 이사가 개구리 요리를 먹고 있을 때, 개구리들이 합창하는 어느 저수지에서는 손전등을 든 홍보이사의 모습이 보였다.

 

[구조조정 대응지침]

하나. 구조조정 면담을 녹음하라! 그것은 생명줄이 될 것이다!

하나. 경영진의 솔선수범을 요구하라! 모두가 살아남을 것이다!

하나. 자신을 강하게 보여라! 구조조정 순위가 뒤로 갈 것이다!

하나. 포스코지회에 귀 기울여라! 경영진의 민낯을 볼 것이다!

http://www.pksteel.kr/bbs/boar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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