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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은 내 곁에 있다.
lobo (bcyang) 조회수:906 추천수:8
2019-08-24 09:42:21
밀정은 내 곁에 있다.
 
때는 바야흐로 3.1운동이 끝나고 1920년부터 일본은 한반도를 더욱더 강력하게 억압하고 통제하기 위하여 밀정을 조직적으로 양성합니다. 이는 같은 제목으로 2016년 영화로도 나와서 인기리에 상영되기도 했습니다. 밀정은 보이지 않는 내부의 적입니다. 보통 밀정은 친일행적을 한 인물들을 지칭합니다. 일제강점기 이들의 활동은 매우 은밀하게 이뤄졌기 때문에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습니다. 최근 KBS가 광복절을 맞아 1,2부에 걸쳐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당시 일제가 밀정을 만들기 위해 광범위하고 치밀하게 작업했음을 보여줍니다.
 
취재결과 확인된 숫자만 895명입니다. 여기엔 김좌진 장군의 최 측근이자 비서인 이정,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와 함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이라는 거사를 치른 우덕순도 포함됐습니다. 이들의 활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 역사 뒤에 숨어 남모를 역할을 해왔습니다. 보도는 이들의 행적을 추적했고 현재 현충원에 63명이 묻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밀정의 뿌리가 곳곳에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 옆에는 여전히 밀정의 잔재가 남아있습니다.
 
밀정의 본래 뜻인 ‘내부의 적’이라는 의미를 생각한다면 우리 주변에도 분명 밀정들이 존재합니다. 옛날처럼 협박이나 권력에 의해 밀정이 되는 것이 아니라 돈이나 다른 의도로 밀정이 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간은 욕망의 동물입니다. 본능적 욕망으로만 본다면 동물 중에서 인간이 멍청하리만큼 가장 욕심이 많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여러분의 주변에서 보거나 들은 적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령 동물은 자신의 양보다 70~80%만 먹지만, 인간은 배(위장)가 터져라 하고 먹다가 위장이 찢어져 병원에 실려간 이들도 있습니다.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 오너들은 아직도 돈이 부족해서 사람을 죽이고 불법을 밥 먹듯이 하면서 돈을 쫓습니다. 인건이 얼마나 욕심이 많으면 99원 가진 사람이 1원뿐인 사람의 것을 빼앗아 100원을 채우려 한다고 합니다. 이것이 인간의 욕망입니다.
 
포스코의 현실은 어떠한가? 오늘 아침 출근을 해서 컴퓨터를 켜는 순간 밀정이라는 단어를 떠오르게 했습니다. 회사에서의 보안은 그렇다 치고 밖에서 회사에 반하는 SNS나 블로그등 인터넷에 게시한 글이 있으면 신고를 하고 선물을 받아 가라는 팝업창이 뜹니다. 우리더러 밀정이 되라고? 아니, 나더러 밀정이 되라고? 선물을 준다고? 나 욕심 무지 많다. 그런 선물 받을려고 밀정 안 할란다.
 
이미 수 많은 밀정이 우리 곁에 있습니다. 밀정을 직접 수행한 자는 사측이 아닙니다. 모두가 우리 동료이고, 친구이고, 형제 같은 가까운 선후배들입다. 밀정의 임무를 수행 하려면 가족보다 더 가까워지지 않으면 수행하기 힘듭니다. 일제 치하에서도 피를 나눈 독립운동을 하던 최 측근이 그러했습니다. 이미 우리는 단톡방에서 그러한 밀정을 한 이를 알고 있습니다. 본인은 회사를 위하고 노선이 다를 뿐이라고 강변하지만, 내 기준으로는 전형적인 밀정입니다.
 
밀정이 되지 맙시다. 우리가 입사해서 30~40년의 직장생활을 하고 퇴직을 했을 때, 자신의 욕망을 쫓아 철저하게 아부하고, 자기 정체성을 잃은 강시 같은 삶을 살다가 퇴직한 자와 자아의 근본 속에서 올바른 자기 정체성을 갖고 정년 퇴직을 하는 사람의 생활이 얼마나 차이 날까요? 전혀 차이 없습니다. 물론, 경제적으로도 차이 없습니다. 특히, 정신적으로는 엄청난 자부를 느끼면서 퇴직을 할 수 있으리라 확신 합니다.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최근 전해들은 얘기를 하자면, 지난해 진짜 노조가 막 만들어질 무렵인 9월 말경에 과거에 같이 근무했던 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나라는 것을 아는 순간 전화통화를 하거나 만나면 안된다고 말을 하더군요. 이유인즉 내가 민노에 가입한 것을 회사가 다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대화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밀정은 아니었습니다. 단 제 기준으로 자기 정체성이 나와 다르다는 것 뿐입니다. 그가 다음달 ‪9월이‬면 퇴직을 합니다. 고민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살이 쑥 빠졌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더는 얘기를 하지 않겠습니다. 행복한 제2의 인생이 되시길 바랍니다.
 
사람의 생각은 다를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어제까지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친한 동료나 선후배를 밀고 하지 맙시다. 친한 동료가 아니어도 불의에 야합하는 행위는 하지 맙시다. 혹여, 내부 고발하고 헷갈리시는 분은 없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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