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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경영진은 치사할까?
큰메 (kimmiri0214) 조회수:1293 추천수:10
2019-08-21 06:33:37

포스코 경영진은 치사할까?

 

(포항) 생산기술부 대의원 김형중입니다.

내가 대문에 들어섰을 때, 집주인의 막내아들인 ○○가 여동생의 어깨를 심술궂게 툭툭 건드리고 있었습니다. 여동생은 거의 울상이 되어 있었습니다.

“내 동생을 괴롭히지 마!”

나의 만류에도 ○○이는 아랑곳하지 않았고, 이번에는 여동생의 긴 머리카락을 보란 듯이 잡아당겼습니다. 일부러 도발하는 ○○이 얼굴에는 ‘셋방 사는 놈 주제에 어쩔 건데’는 집주인으로서의 우월감이 가득하였습니다. 급기야 여동생은 울음을 터트리며 주저앉았고, ○○이가 그런 여동생의 등에 깔고 앉았을 때 내 주먹은 그의 얼굴로 날아갔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싸움은 어른들의 개입으로 끝났고 나는 엉엉 울었습니다. 그 동안 ○○이에게 당했던 치사한 말과 행동이 너무 분하고 원통했고, 그것의 근원인 셋방살이가 서러웠습니다.

국민(초등)학교 때, 우리 집은 동네와 떨어진 외딴집 셋방에서 살았습니다. 하루 벌어서 하루 사는 고단한 서울생활은 우리 가족을 변두리로 내몰았고, 결국 외딴집까지 밀려났습니다. 집주인은 딸부자였고 온화했습니다. 몇 년 후 집주인은 아들부자로 바뀌었고, 또래인 ○○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리 집에서 나가!”

○○이는 무슨 놀이를 하든지 자신에게 유리하게 규칙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정해진 규칙도 자기마음대로 변형시켰습니다. 내가 문제를 제기하여 정정당당한 규칙을 정했지만 점점 자신에게 유리하게끔 바꿨습니다. 그것에 반항하며 놀지 않겠다고 으름장 놓으면 ○○이는 대놓고 ‘자기네 집에서 나가라’고 협박했습니다. 삶의 고단함과 노동의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 부모님의 한숨소리는 이제 10대로 접어든 소년을 철들게 했습니다. 어린 소견으로도 수치스러운 굴종을 택했고, 모든 놀이는 ○○이 뜻대로 결과가 정해졌습니다. 결코 이길 수 없는 놀이! 희희낙락하는 ○○이! 그 면상을 한방 날려버리고 싶다는 욕구!

“더럽고 치사한 ○○!”

○○이에게는 한 가지 약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동네에 아는 친구가 없어서 나를 제외하고는 같이 놀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학교를 파하면 동네에서 친구들과 놀거나, 도서실에서 책을 보다가 늦게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랬더니 어린 여동생을 괴롭히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행동에는 ‘너희가 우리 집에 사는 동안에는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과 치사함이 배어 있었습니다.

작년 추석 때 인재창조원에서 노조탄압을 계획하는 현장이 발각되었습니다. 회사는 폭행, 문서탈취, 무단침입이라는 말도 안 되는 사유를 들어 한대정 지회장, 이철신 사무장, 김의현 기획부장을 해고하였고, 다른 2명에게는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처분했습니다. 그런데 8월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POSCO의 중징계가 부당하다면서 ‘해고자 전원 복직’이라는 뜻 깊은 심판을 내렸습니다.

“우리 경영진이 그 정도로 치사할까?”

노동자를 대하는 POSCO 경영진의 행태는 농노시대 영주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자신에게 굴종하지 않는 노동자는 무자비하게 짓밟는 비정함! 노동자의 목소리를 막으려고 막무가내 사규를 만드는 치사함! 경영진에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는 ○○○노조원이 반론을 폈습니다. 그래서 내기를 했습니다. 저는 회사의 치사함에 만원!

그 싸움이후 ○○이는 내 눈치를 봤습니다. 왜냐하면 셋방살이를 사는 사람이라도 화나면 주먹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포스코지회 조합원 캠페인]

“질긴 자가 승리한다!”

http://www.pksteel.kr/bbs/boar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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