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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안전불감증과 미흡한 정부 관리·감독] 노동부 7년6개월간 제철소 근로감독만 35회, 아직도 '죽거나 다치는' 노동자들

  • 노동존중  (999kdj)
  • 2019-10-04 08: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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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0752

 
▲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가 지난 6월3일 오전 전라남도에 위치한 포스코 광양제철소 1문 앞에서 ‘살인기업 포스코, 안전감독 방치 고용노동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자료사진 금속노조>

지난해 1월 하청노동자 4명이 질식사고로 사망한 후 포스코는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3년간 1조1천5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7월에는 원청 노사와 협력사가 참여하는 안전혁신 비상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하지만 포스코 안전사고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포스코의 투자가 안전시설이 아닌 생산시설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장 노동자들이 체감할 만한 안전설비 개선이나 확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고용노동부가 재해조사보고나 근로감독을 통해 사고 원인으로 시설 노후화를 수차례 지적했지만 노동자들은 같은 이유로 다치고 목숨을 잃는다. 포스코의 안전불감증과 노동부의 미흡한 관리·감독이 만든 인재다.

2012년 이후 특별근로감독 단 한 차례
끊임없이 제기되는 산재은폐 의혹


3일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노동부는 2012년부터 올해 6월까지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 대한 근로감독을 각각 21회·14회 진행했다. 같은 기간 현장에서는 노동자 사망사고가 잇따랐는데, 특별근로감독은 지난해 하청노동자 질식사고가 일어난 포항제철소를 대상으로 단 한 차례만 했다. 올해는 벌써 4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7월15일과 17일에는 시설 노후화로 인한 노동자 추락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노동부의 근로감독이 제대로 내실 있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근로감독 때마다 안전난간 미설치 같은 기본적인 안전조치 미흡이 지적됐는데도 같은 유형의 사고가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근로감독 횟수가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2월 포스코 포항제철소 크레인 운전원 A씨가 인턴사원 교육 중 기계실 점검을 위해 35미터 상공 크레인 그랩(Grab)으로 이동했다가 사망했다. 노동부 포항고용노동지청은 본부에 제출한 동향보고서에 “2월2일 오후 7시 사고접보 즉시 근로감독관 현장 확인”이라고 썼다.

문진국 의원실이 이를 확인했더니 포스코가 오후 7시 포항지청에 사고를 신고했으나 근로감독관이 현장에 급파된 것은 밤 9시가 넘어서였다. 사고발생 추정시간(오후 5시41분)에서 3시간30분 지난 후 근로감독관이 현장에 도착했기에 사고원인에 대한 어떠한 정황도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게 문 의원의 설명이다.

그러는 사이 포스코는 사내 재해속보를 통해 사인을 '심장마비'로 규정했다. 노동부 초동조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포스코가 부검 결과도 나오기 전에 "사인은 심장마비"라고 발표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당시 A씨 작업복에는 기계용 윤활제가 묻어 있었다. 무언가에 심하게 눌린 자국과 피멍까지 관찰됐다. 포스코는 구조 과정에서 사내 구조대원이 사망자 뒷주머니 부분을 손으로 잡고 들것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찢어졌다고 해명했다.

포스코의 산재은폐 의혹은 이번만이 아니다. 6월1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한 포스넵(PosNEP) 공장 탱크 수소가스 폭발사고로 하청노동자 서아무개씨가 목숨을 잃었다. 문 의원이 사고 직후 문의했더니 포스코는 "서씨가 임의로 호스를 잘랐다"며 노동자 과실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산업안전감독관이 확인한 결과 사고가 난 위치는 작업을 해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 위험물질에 대한 고지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사고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며 산재를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배경이다.

노동부 근로감독 때마다 '안전난간 미설치' 지적
시설 노후화·위험업무 1인 근무체제 개선 서둘러야


7월11일 새벽에는 포항제철소 화성부 코크스공장에서 기기운전·설비점검 업무를 하던 정규직 노동자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그는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두 팔이 모두 골절된 상태였다. B씨는 전날 석탄공정 수송설비를 점검했다. 포스코는 B씨 작업이 일상업무이며, 1인 체제로 수행하기에 위험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컨베이어벨트 높이가 35미터라서 필요시 설치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데다, 야간이나 새벽시간 1인 근무시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부 감독 결과 난간 미설치 등 안전 관련 사안만 111건이 적발됐다.

노동자들은 원가절감을 앞세운 1인 근무체제 변경과 노후설비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포항제철소에서는 같은달 15일과 17일 부식된 계단 발판과 안전난간 파손으로 하청노동자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2월 크레인 운전원 A씨 사망사건 관련 포항제철소 정기감독에서 안전난간 미설치 등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사법조치 39건·과태료 37건(1억3천725만원)·시정명령 67건이 내려졌는데도 5개월 뒤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박세민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위험작업임에도 2인1조 근무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사고가 끊임없이 터진다”며 “재해 다발 작업에 대한 시설보수나 정비가 이뤄져야 하지만 포스코가 약속했던 시설투자 1조원이 도대체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고를 줄이려면 위험을 초래하는 작업이나 설비를 없애야 한다”며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안전조치나 설비를 개선하고 그것도 안 될 경우 보호구 착용과 안전교육 중심으로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지금은 사고예방을 위한 우선조치는 모두 사라지고 노동자에 대한 안전규정만 강화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전책임까지 외주화하는 원청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안 하나, 못 하나


노동계는 올해 6월 광양제철소 수소가스 폭발사고 이후 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과 안전보건진단을 요구하고 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60여건의 산재사고가 발생했다. 거듭된 사고에 노동자들은 "포스코 안전보건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과 현장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한다. 사고가 하청노동자에게 집중되는 상황에서도 원청이 산재예방과 작업장 안전점검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노동부는 형식적인 사고수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계는 “지속적으로 산재가 발생하고 1년6개월 사이 7명의 노동자가 중대재해로 목숨을 잃는 사업장이 특별근로감독 대상이 아니라는 노동부 입장을 이해할 수가 없다”며 “포스코는 위험업무 외주화를 넘어 안전책임까지 외주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광훈 노동부 산업안전과장은 “지난해 1월25일 하청노동자 질식사고 이후 포항제철소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했다”며 “특별근로감독은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서 주요 인력 50여명을 한 달 이상 현장에 투입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나가야 한다”며 “노동부는 포스코에 대한 감독을 (계속) 하고 있으며, 사업주 역시 (산업안전보건법) 이행의지를 가지고 안전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문진국 의원은 “지난 7년6개월 동안 노동부가 포항제철소에 21번의 집중점검과 감독을 했는데도 산재가 근절되지 않은 주요 이유는 원가절감을 위한 낙후한 시설과 1인 근무체제, 형식적인 안전관리와 사내 전반에 만연한 안전불감증 때문”이라며 “노동부 또한 감독 횟수만 많았지 산재 근절은커녕 예방도 못 하고 있어 포스코에 특화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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