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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부터 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정유공장 안전관리자 하인혜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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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제정 후 산업안전기사 시험에 많은 수험자가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필기시험 응시자만 4만 1704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노동현장에서 안전관리자로 일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시험에 이렇게 많은 응시자가 몰리는 현실을 볼 때, 법 제정의 의미를 실감한다.
4월 9일, 정유공장 하청업체에서 안전관리자로 일하는 하인혜(필명)님을 만나 '안전관리자'의 일과 과정에서의 보람과 고충에 대해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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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중인 하인혜 님. 정유공장에서 폭발을 비롯한 각종 사고가 발생한다. | |
|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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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종 유해위험물질을 다루는 정유공장, 그만큼 안전 확보가 중요하다. | |
| ⓒ pixabay | |
안전관리자로서의 어려움, 안전사고의 노출
- 안전관리자로 일하면서 경험한 어려움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요즘 산업재해가 중요해지니 노동자들이 안전규정을 잘 따르는 편이지만 제가 요구하는 것이 잘 지켜지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제가 노동자들보다 어리다 보니 쉽지 않은 면도 있고요. 또 하청 업체는 원청의 안전규정을 잘 따라야 하고, 그런 면에서 원청 안전관리자들이 현장에서 막강하긴 합니다."
- 공사 및 수리할 때 기간 단축을 하거나 위험한 때는 없나요?
"작년 뉴스에 나온 정유공장의 폭발사고도 야간에 긴급으로 돌리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긴급작업이 뜨면 안전관리자도 그렇고 원청사 엔지니어들도 전부 다 파악이 잘 안 돼요. 일단은 어렴풋이 알고 있는데, 이걸 이렇게 하면 터지나, 저렇게 하면 터지나, 그런 부분까진 완전히 파악이 안 되는 거예요. 지금 잘 돌아가도 갑자기 셧다운이 된다거나 문제가 생겨서 가동이 안 되기도 하는데, 급하게 수리를 하다보면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거죠. 또 뜯어보기 전까지는 왜 문제가 생겼는지 모르니까 그런 부분에서 긴급작업을 해야 하고 사고가 자주 나죠."
- 안전관리자 일을 하면서 다쳤던 경험은 있었나요?
"최근에 다쳤어요. 회사 패트롤 돌다가 그라인더 파편이 튀어 스치면서 팔에 상처를 입었어요. 그리고 배관을 타고 올라가다가 보온재에 긁히고 손바닥에 화상을 입은 적도 있고요. 일단 설비 자체가 다 위험하니까 많이 다치기도 하고 하지만 크게는 안 다쳐요."
공상처리 vs. 산재처리, 원칙은 산재처리이지만 너무나 먼 현실
- 산재처리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공상 처리했습니다. 작업자도 그렇지만, 안전관리자도 산재 신청을 잘 하지 않아요. 산재 처리하면 더 일을 만들게 된다는 인식이 있는 편입니다. 물론 원칙적으로 해야 하지만… 그리고 보통 다치면 그냥 공상이고, 손가락 5개 중에서 3개 이상 잘리거나, 떨어져서 허리 또는 다리를 심하게 다쳐서 몇 달 동안 일을 못 하거나 아예 일을 못 하는 정도여야 신청하는 게 현실입니다."
- 왜 산재로 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산재 처리 하는 게 부담이 되는 거죠. 원청사에서 산재 신청이 되었다고 하면 왜 안전규정을 안 지켰냐며, 계약 연장할 때 신규 공사 발주 페널티를 부여하니, 하청사에게는 압박이 됩니다. 거기다 고용노동부도 조사하고, 벌금이나 작업 정지 같은 페널티를 받으면 타격이 크니 공상 처리 하는 거죠."
-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후 달라진 게 있습니까?
"전에 일했던 화학 공장은 안전관리를 허술하게 했는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 1년 전부터 타 화학공장 안전관리자(15년차)를 스카우트해서 그 사람에게 전권을 주면서 안전관리를 완전히 바꿨어요. 지금 회사는 입사한 지 6개월이 안 되었지만, 옛날부터 안전관리를 엄격하게 했던 곳이에요. 작년에 정유회사에서 폭발사고가 자주 발생해 그런지 원청사도 그렇고 생산팀도 그렇고, 신경 많이 쓰고 엄청 예민합니다.
전에는 안전관리자가 대부분 프리랜서였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후 정규직 안전관리자가 많이 늘었습니다. 안전관리자 교체 기준도 있는데, 산재 사망사고가 나거나, 기본 산재율보다 2배 이상 높거나, 3개월 수습 기간에 일을 못 하면 교체가 가능해요. 법이 그러니까 안전관리자도 기왕이면 더 좋은 현장을 가고 싶어 합니다. 노동자든 안전관리자든 모두가 안전한 현장을 원하는데, 그런 현장을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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