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포인트뉴스 권현진 기자] 최근 포스코에서 성윤리 위반 사고가 발생하면서, 포스코홀딩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미흡한 대처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에 이어, 사회(S) 부문의 등급이 하락한 것. 이는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ESG 경영을 이끌어 나가겠다던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경영철학과는 다소 배치되는 행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최근 포스코홀딩스의 ESG 등급 중 사회(S) 부문의 등급을 A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포항제철소에서 성폭행 및 추행 사건이 발생하면서, 근로자의 인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포스코의 직원 A씨는 지난 7일 포항남부경찰서에 같은 부서 직원 4명에 대해 특수유사강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부서원 50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인 A씨는 지난 3년간 같은 부서 직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당시 포스코는 사내 성윤리 위반 사고에 대해 초기 비판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A씨는 사측에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회사가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경찰 신고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포스코가 2차 가해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기업시민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는 '비윤리사항 조치'라는 항목을 통해 ▲금품수수 ▲횡령 ▲성윤리위반 ▲정보조작의 4대 비윤리 행위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감사 조직인 정도경영실 임직원은 매년 초 '신고자 신분보호 전자서약'을 하는 등 제보자 신분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보고서에 명시된 내용과는 달리,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에 힘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서 피해자 가해자 즉각 분리 조치와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 조치는 기본인데 이번 사건에서는 오히려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미흡한 대처로 포스코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면서, 기업시민 가치를 강조하던 포스코그룹의 ESG 경영도 도마에 오른 모습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모범규준(개정판)은 '기업은 근로자의 신체적 안전과 편의, 정서적 안정, 심리적 안정에 최적화된 근무 환경을 조성해 제품과 서비스의 질 향상, 생산성 증대 및 근로자의 사기 진작 등을 도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는 최근 불거진 성추행 및 추행 사건에 부실하게 대처하며 이 같은 내용을 준수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포스코의 행보는 최정우 회장의 경영이념과도 배치된다는 분석이다.
최정우 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를 통해 "지주회사가 중심이 되어 그룹차원의 ESG 경영을 이끌어 나가며 사회적 가치 창출에 더욱 매진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열린 '그룹ESG협의회'에서도 최 회장은 "ESG협의회를 통해 포스코그룹의 ESG경영에 대한 의식 수준과 실행력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함께 힘써야 한다"며 "기업시민 및 ESG경영을 기반으로 포스코그룹의 '리얼밸류'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이나 ESG 경영 등급 중 사회(S) 부문이 하향 조정되면서, 최정우 회장이 내세우던 기업시민 경영철학은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2분기에도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등 반복적인 산업재해로 사회(S)등급이 하향 조정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부족한 평가를 받았던 부분에 있어서는 더 개선하고 쇄신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번 사건 역시 책임을 통감하고 쇄신방안을 마련, 시행하겠다고 한 만큼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2021년 대표이사 산하의 안전환경 본부를 신설해 안전환경 총괄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 2003년 인권경영 정책을 반영한 윤리규범을 선포하는 등 사회 부문과 관련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스코는 물적분할 후 포스코홀딩스의 자회사로 재편 돼 상장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가 ESG평가 대상이 됐다. 해당 성폭행 및 추행 사건이 이루어지고 있을 당시에는 최 회장이 포스코의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