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지주사 설립을 두고 '외풍'에 시달리고 있다. 최정우 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리며 또 한번 수장의 '교체설'마저 대두되고 있다. 발단은 포스코 지주사 설립으로 인한 갈등이다. 이 사안이 대선 국면과 맞물려 정치권의 입김이 강력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감한 시기에, 포스코가 여러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최정우 회장의 리더십이 진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6일 더팩트에 따르면,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 출범 과정에서 당초 포스코홀딩스는 본사를 서울에 두기로 했으나, 포항시와 지역사회, 정치권의 격렬한 반대 탓에 결국 내년 3월까지 포항으로 소재지를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소재지 이전에 대해 다시 주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포스코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는 주주들이 자회사 사업을 조율하고 신사업과 투자처를 발굴하는 지주회사가 서울이 아닌 포항에 설립되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관계도 완전히 제자리를 찾은 것은 아닌데 '포항 이전' 합의만 했을 뿐 자세한 계획이 제시되지 않아 '폭발력이 큰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살아있다. 이와 관련 전남 광양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최정우 회장 공개사과와 광양지역 신사업 투자 확대 약속, 구매제도 개선 등을 촉구했다.
4일 뉴시스에 따르면, 광양시민단체협의회는 지난 4일 '광양시민 무시한 최정우 회장은 공개 사과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포스코는 포항 챙기기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단체는 성명에서 "지난달 25일 '광양지역상생협력협의회'가 출범해 포스코의 지역 상생을 요구하던 날, 포스코는 지주회사 소재지의 포항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며 "광양시민들을 무시하는 포스코의 일방적인 발표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광양제철소는 세계 제1의 자동차 강판 생산 제철소이자 생산량에 있어서나 포스코 수익기여도에서도 이미 포항제철소를 추월한 지 오래”라며 "그럼에도 포스코 본사가 포항이라는 이유로 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하는 공사계약도 포항에 가서 해왔다"고 주장했다.
더팩트에 따르면, 일각에서 포스코가 곧 정치 외풍에 시달릴 것이라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2000년까지 공기업이었던 포스코는 민영화 이후에도 '주인 없는 회사'인 탓에 정치 외풍에 많이 시달렸다. 이번 포스코홀딩스 서울 설립을 정치권에서 반대하자 결국 포항 이전 결정을 내린 것도 이러한 '외풍'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포항 이전 과정에서 재차 갈등이 불거져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이어 정치권이 개입한다면 또 한 번 크게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최고 경영자가 바뀌는 게 관행처럼 굳어진 게 '사실'이다. 역대 포스코 회장 모두 정권과 불화로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전임 회장들 사임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그 시기가 묘하게도 정권 교체와 맞물려 있다는 게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정부가 포스코 최고경영자를 사퇴에 이르게 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게 중론이다. 공교롭게 며칠 후 새 대통령이 선출된다. 여야 후보 누가 당선돼든 정권이 바뀌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