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지주사(포스코홀딩스) 포항 본사 이전 문제가 포항시와 포스코 간에 극적인 합의로 인해 갈등은 진정 국면에 들어갔지만 완전한 이행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이번 합의는 이전하겠다는 의지의 확약일 뿐 확정된 것을 아니라는 점에서 언제든지 문제가 재현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특히 최고경영자인 최정우 회장의 서명이 빠진 점과 이행시점을 내년 3월까지 늦춰 잡았다는 점에서 포스코의 실행 의지에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포항시와 포스코, 포스코 지주사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지난 25일 포스코 지주사 본사를 내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하고, 미래기술연구원의 본원도 포항에 설립키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 및 투자 사업은 포항시와 포스코, 포스코홀딩스가 TF를 구성해 상호 협의키로 했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전중선 사장은 25일 포항시청을 방문해 이강덕 포항시장과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 강창호 범대위 위원장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3개 합의사항에 서명했다.
포스코가 포스코홀딩스 서울 설립을 강하게 고수하다가 전격적으로 방침을 선회한 까닭은 무엇일까. 다양한 해석과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포항시민의 반발이 거세지고 최정우 회장 퇴진 운동으로 확산되면서 대선 쟁점으로 비화된 점이 포스코 경영진의 입지를 어렵게 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태에서 이강덕 시장은 모든 것을 걸었다는 각오로 반대 운동을 전개했다. 포항시의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40만명에 이르는 반대 서명을 이끌면서 강도 높게 포스코를 비판했다.
포스코에 대한 포항지역사회의 민심이 악화되면서 여야 대선 후보 모두 포스코홀딩스 서울 설립을 강하게 반대하고 나선 점 또한 최 회장의 입지를 곤혹스럽게 했다.
28일 예정됐던 포스코 본사 대규모 반대 운동, 27~28일 예정된 여야 대선 후보의 포항 유세 등은 더욱 압박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포항시와 포스코 간에 합의에 따라 포스코와 포항지역사회와의 갈등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지만, 합의 내용에서 포스코는 이사회와 주주의 설득을 들어 이행 기간을 최대 1년을 기다리도록 한 점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특히 합의 서명에서 최정우 회장의 서명이 빠진 점은 무슨 이유인지 확인이 되지 않지만 논란이 될 수 있다.
포항지역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그룹의 본사 주소를 이전하면서 정관을 변경해야 하는 중대한 합의에 최고경영자가 서명을 하지 않는 점은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는 합의 내용에 이사회 및 주주 설득과 의견 수렴을 통해 2023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는 포항으로 이전하기 전 이사회와 주주 설득 등 의견 수렴이 수반돼야 한다는 뜻이며, 그럴 리는 없지만 만에 하나 의견 수렴이 되지 않을 경우 합의 이행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어 명확하지 않다.
최정우 회장은 이번 사태에서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 많다. 최 회장의 퇴진 운동까지 불거질 정도로 상황을 악화시킨 점도 부담이며 이는 포스코의 전략 부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보도자료를 통해 “포스코 지주회사 설립이 의결된 이후 포항 지역사회에서는 포스코가 포항을 떠날 것이란 오해가 지속돼 왔다”며 “포스코는 지역사회와 적극 소통해 왔으나 갈등은 점차 깊어졌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포항시와 지속 협의해 지역사회와의 미래 발전을 위해 적극 상생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