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물적분할 이후 신설법인인 포스코를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겠다고 천명했지만 분할신설법인인 포스코의 상장이 과연 불가능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포스코의 지난달 28일 물적분할안 처리를 위한 임시주주총회에서는 투자자들이 물적분할 이후 자회사 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등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최정우 회장은 “철강 자회사 상장 시 자회사와 모회사의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거치는 요건을 정관에 명시했다”면서 “포스코를 비상장으로 유지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포스코는 물적분할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당초 분할신설법인인 포스코의 정관에 없었던 '상장시 포스코홀딩스의 특별결의를 거친다'는 주권의 상장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분할신설법인 포스코의 정관 제9조(주권의 상장)에서는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또는 이와 유사한 국내외증권시장에 주권을 상장하고자 하는 경우 사전에 단독주주인 포스코홀딩스의 주주총회 특별결의에 의한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포스코가 분할신설법인인 포스코를 비상장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해 일반투자자들의 동의로 물적분할 안건이 순조롭게 통과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분할신설법인인 포스코의 상장이 원천 금지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분할신설법인 포스코는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의 특별결의에 의해 얼마든지 상장할 수 있는 길이 열려져 있습니다.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얻기 위한 기준은 출석주식의 2/3 이상이 찬성해야 하며 출석주식은 발행주식 총수의 1/3 이상이라는 두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발행주식 총수에서는 자기주식을 제외합니다.
따라서 포스코홀딩스가 주주총회를 열어 특별결의 기준을 맞출 수 있으면 분할신설법인인 포스코의 상장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국민연금공단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물적분할 시 반대의견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 기준을 충족시키면서 물적분할안의 처리가 가능하게 됐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물적분할한 자회사의 상장을 금지하어 있지만 국내에서는 현행 상법상 이사회의 결의만으로 물적분할을 할 수 있고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거치면 얼마든지 분할 자회사의 상장이 가능합니다.
기업의 물적분할은 모회사가 분할신설기업의 지분 100%를 갖게 되고 일반주주들에게는 주식이 한주도 돌아가지 않아 최대주주나 오너가에 유리하지만 일반주주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기업분할이 됩니다.
포스코는 물적분할 시 일반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분할신설법인에 포스코홀딩스의 특별결의를 얻어야 상장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었지만 포스코홀딩스 정관에는 자회사의 상장을 금지하겠다는 조항이 없습니다.
포스코홀딩스가 물적분할 자회사의 상장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분할신설법인인 포스코와 같이 포스코홀딩스 정관에도 물적분할 자회사의 상장을 금지하거나 상장할 경우에는 특별결의를 얻어야 한다는 조항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포스코홀딩스가 물적분할법인인 포스코를 상장시키려고 강행한다면 분할신설법인인 포스코의 정관을 또다시 바꾸면 됩니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의 지분 100%를 갖게 되는 단독주주입니다.
분할신설법인인 포스코는 포스코홀딩스가 정관을 바꿔 제9조를 삭제하면 이사회에서 상장을 결의하고 얼마든지 상장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이때 포스코홀딩스의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을 거치지 않고도 얼마든지 단독으로 상장이 가능합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포스코가 물적분할 자회사의 비상장을 유지하겠다고 하면서도 포스코홀딩스 정관에 자회사의 물적분할 상장에 대한 규정을 두지 않은데 대해 포스코 물적분할안 처리를 위한 ‘꼼수’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 포스코가 일연의 물적분할 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최정우 회장이 분할신설법인인 포스코의 상장을 원천 금지하겠다는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포스코의 물적분할 이후 국민연금공단이 계속 최대주주로 남아 있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포스코의 물적분할 안건에 찬성하고 물적분할에 동조한 덕분에 최대주주로서 물적분할로 인한 혜택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포스코의 최대주주가 국민연금공단에서 다른 기업이나 재력가로 변경될 경우 포스코의 물적분할은 애써 만든 물건을 남이 갖게 된다는 ‘죽 쒀서 개준다’ 꼴이 되는 셈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포스코의 지분 9.75%(850만794주)를 갖고 있습니다. 2대주주는 CITIBANK.N.A로 지분 7.30%(636만3435주)를 갖고 있습니다. CITIBANK.N.A는 DR 예탁기관으로 의결권은 각각의 DR 소유주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정우 회장이 의욕적으로 시도한 포스코의 물적분할은 도처에 문제점을 낳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대통령 선거일인 3월 9일 이전에 물적분할을 완료할 수 있지만 대선 이후에는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