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랭킹뉴스 서효림 기자] 본지 경영평가 전문 사이트 CEO랭킹 철강부문 매출 및 순이익 1위의 포스코를 둘러싼 대립이 격해지고 있다.
포스코의 본사 서울 VS 포항 두고 격돌
대립의 대상은 포스코홀딩스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의 위치이고, 쟁점은 지역경제와 포스코의 상징성이다.
지역주민은 지역경제의 소멸을 걱정한다. 이에 대해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주회사 출범으로 인한 포항, 광양 인력의 유출이나 지역 세수의 감소는 전혀 없다”고 했다. 포스코는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설립에 대해서도 국내외 우수한 과학자 영입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 설명했다.
포스코의 설명처럼 포스코는 여전히 포항에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자회사로 철강사업을 담당하는 비상장사로 포항에 있을 것이고 기존에 서울에 근무하던 200여 명의 소속이 포스코에서 포스코홀딩스로 변경되는 것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포스코 “지주사 전환 성공하면 지역사회에도 긍정적 효과”
지역주민이 걱정하는 투자의 축소 등의 문제는 저탄소·친환경 시대에 철강사업의 후퇴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포스코는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2차전지 소재와 수소 등 다양한 사업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낸다면 지역 사회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기업의 경영적 판단에 따른다면 포스코홀딩스의 서울 본사 설립에서 크게 무리가 되는 부분은 없다.
반대 일각 철강보국의 상징성 강조 “함부로 이전을 입에 담지 말라”
그러나 일각에서는 “포스코는 함부로 이전을 입에 담지 말라”고 한다. 포스코가 가지는 상징성 때문이다. 포스코의 옛 이름인 포항제철은 대일 청구권 자금으로 설립됐다. 청구권 자금은 1965년 한일협정 타결 이후 66년부터 10년 동안 무상공여(3억 달러), 유상자금(2억 달러), 민간차관(3억 달러) 형태로 받은 돈이며 포항제철소 설립에 23.9%의 자금이 집중 투입됐다. 포항제철 설립자 故 박태준 명예회장은 이를 '우리 선조들의 피의 대가‘라 말했다.
대일청구권자금은 1996년 상환했다. 2000년 10월 민영화를 마치고 2002년 사명을 지금의 포스코로 변경했으며 철강보국'의 상징이었던 포스코 '1호 용광로'는 작년 말 퇴역했다. 경영의 논리라면 포스코에는 현재 대일청구권 자금이 남아있지 않다.
최정우 회장도 이를 강조했다. 지난해 포스코는 사내 소식지인 '하모니 레터‘ 메일을 통해 "회사는 지난 2000년 민영화됐으며 외국인 주주가 절반이 넘는 글로벌 기업"이라고 했다. 또 대일청구권 자금은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전액 상환 완료됐다고 밝혔다.
대일청구권 자금 완납으로 셀프 면책…반쪽 소통에 결국 폭발
대일청구권 자금 투입의 부담감을 전액 상환으로 스스로 털어낸 포스코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지주회사의 전환을 선택했고 이를 가장 성공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 문제는 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포스코가 보여준 불통과 아직 남아 있는 포스코의 사회적 책임이다.
포항시는 그간 포스코가 지역발전 약속 이행을 지키지 않고,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도 지역사회와 소통·협의 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주사 전환을 이루기 위해 민영화된 글로벌 기업으로서 주주 가치 제고를 이슈로 하여 주주 친화적인 소통에는 적극 나섰지만 지역사회와의 소통에는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의사결정에 필요한 표를 얻는데 적극적이고 지역사회를 뒤로 둔 강약약강(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 강한)의 포스코는 마침내 아군을 적군으로 돌렸다.
뒤늦게 수습 나섰지만 경제 논리 집중, 지역사회 배제 여전...민심은 '수습불가'
지난 2019년 포항제철소가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사유로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을 때 포항지역 내 정치인과 시민·사회·경제단체는 적극 반대의 뜻을 밝히며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포스코를 두둔하는 등 각별한 관계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주사의 설립과 본사의 입지 선택과정에서 기업의 가치와 미래 성장은 고려했지만 지역발전은 배제된 상황이 오자 그간 제철소 인근의 환경문제를 묵묵히 견딘 포항시민의 민심을 폭발했다.
최정우 회장은 주총에서 “지주사로 전환하더라도 포스코 본사는 여전히 포항에 있다. 수익과 세금도 포항에 납부한다”며 “지주사의 주소지를 어디로 할 것인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사회적 책무를 묻는 질문에 경제의 논리로 내놓는 답변에 성난 민심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들 모두 포스코 본사의 서울 설립을 반대하고 나섰고 그 이후로도 정치권의 공세는 이어질 전망이며 성난 민심을 달랠 방안도 지금으로서는 요원한 상황이다.
전략 재무 탁월한 최정우 회장...포항 드루킹 의혹에 신뢰성 하락 역대급 위기 봉착
지난해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4년까지 임기를 연장한 최정우 회장은 연임 첫해 역대급 실적을 이뤄내고 최근 주총을 통한 지주사 전환도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전략과 재무 전문 CEO로서의 역량은 충분히 보여줬다.
그러나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과 소통은 매끄럽지 못했다. 포스코의 역대급 배당과 자사주 소각, 철강회사 비상장 등 주주친화정책 약속에도 주주들은 불만은 여전하다. 직접 서한으로 약속한 배당성향을 어긴 최 회장과 회사에 대한 실망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간 힘이 되어주던 포항시민의 반발에는 홍보팀이 투입돼 악플을 달면서 여론몰이를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취임 초기부터 연임 시까지 끊임없이 지적된 산재의 발생과 은폐, 지역 내 환경오염에 대한 미온적 대처와 회피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부 주주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버팀목이 되어주던 포항시민의 민심은 돌아선 데다가 지속된 일방적 소통에 회사 내부에서조차 한계를 느낀 상황에서 최정우 회장의 리더십은 역대급 위기를 맞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