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포항제철소.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 체제 전환 안건을 통과시켰다. 기존 포스코를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다른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사업 활동을 지배하는 회사)인 ‘포스코홀딩스’로 바꾸고, 포스코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철강업 자회사 ‘포스코’를 새로 만들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그룹 매출의 50%(2020년 기준)를 차지하는 철강 생산과 판매는 자회사에 넘기고 포스코홀딩스는 미래 사업 개발, 그룹 사업 관리 등을 전담할 계획이다.

포스코 지주회사 전환 뒤 지배구조. 포스코 제공
회사 쪽 관계자는 “연간 영업이익이 4조원가량이었던 지난 2007년 주당 70만원을 찍었던 주가가 지금은 그 2배가 넘는 이익 달성을 눈앞에 두고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철강 사업회사를 지주사의 100% 자회사로 분리하는 ‘물적 분할’ 방식을 택한 건 지배력 유지 필요성과 비용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기존 포스코 주주들이 보유 지분율만큼 철강업 자회사 주식을 나눠 받는 ‘인적 분할’ 방식을 선택하면 포스코홀딩스의 철강 자회사 지분율이 13%가량으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또 상장 기업을 인적 분할을 하면 분리된 모·자회사 모두 재상장을 하는데, 내년부터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의무 보유해야 하는 상장 자회사 지분율이 ‘30% 이상’으로 올라가는 부담이 생긴다. 포스코홀딩스가 철강 자회사 지분 17%를 추가로 사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날 포스코는 철강, 전기차 배터리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및 식량, 미래 사업 발굴 등 7대 핵심 사업 계획을 담은 ‘2030 성장 전략’을 함께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30년 기업가치를 지금의 3배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포스코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58% 내린 주당 28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포스코가 지금도 철강 사업을 하며 그룹 계열사를 지배하는 사실상의 사업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만큼 철강업 자회사를 비상장 상태로 유지한다면 지주사 전환 뒤에도 기업가치 측면에선 특별히 달라지는 게 없다”면서도 “투자자들은 포스코홀딩스가 언젠가 철강 자회사를 상장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한 거로 보인다”고 짚었다.
현재 증시에 상장돼 있는 포스코홀딩스뿐 아니라 100% 자회사로 분리되는 포스코도 향후 상장 가능성이 있다고 시장이 염려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최근 엘지(LG)화학,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한국조선해양 등이 주력 사업을 100% 자회사로 물적 분할한 뒤 자회사 상장을 추진해 모회사 주가가 지지부진한 사례가 있다.
포스코 쪽도 이런 반응을 염두에 두고 지주회사 아래 철강 자회사 등 신설 회사의 상장을 지양하겠다고 약속했다. 철강 자회사의 정관에 상장 관련 규정도 넣지 않기로 했다. 회사 쪽은 “기존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고 지주회사와 자회사 주주 간 이해관계가 상충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주사 전환까지 앞으로 거쳐야 할 절차가 더 있다. 포스코는 다음달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환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기업 분할은 상법상 주총 특별 결의 사항이어서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전체 발행 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포스코 주주는 국민연금(지분율 9.75%), 씨티은행(7.3%), 우리사주조합(1.41%), 이외 소액주주 등으로 이뤄져 있다. 철강 자회사의 잠정 분할일은 내년 3월1일로 정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