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오직 노동자만 보고 갑니다.
"암에 걸리면 내 탓 말고 무슨 일 했는지 떠올려라" - 오마이뉴스 모바일 (ohmynews.com)
| 세계보건기구는 매년 신규발생 암 환자의 4% 정도를 직업성 암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직업성 암 환자 규모는 1만 명 수준에 육박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국내 직업성 암 산재 승인 건수는 2016년 113건, 2017년 178건, 2018년 205건 등에 불과하다. <오마이뉴스>는 '직업성·환경성암 환자 찾기 119 운동'의 도움을 받아 '암도 산재다'라는 4편의 기사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편집자말] |
- 폐암으로 산업재해를 신청한 사람들을 만나보니 회사는 개인 탓을 한다더라. '담배 피워서 그렇다'고.
"직업성 암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면서 생활습관이 문제라고 몰고 가는 거, 그게 우리 현실이다. 한 번 생각해보자. 설사 담배를 피운다고 해도 석면 등 장시간 유해·발암물질을 흡입한 작업환경에 있다 보면, 흡연보다 석면이 문제가 될 수 있지 않겠나. 주 5일 이상 하루 평균 8시간 일하는 공간에서 유해·발암물질이 발생하는데, 이게 괜찮다? 말이 안되는 소리다. 노동자의 생활습관을 탓할 게 아니다."
- 노동자가 스스로 직업성 암을 의심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
"맞다. 대부분은 노조를 통해 물어물어 찾아온다. 나도 암 판정을 받아보니 알겠더라. 암 수술하고 항암 치료하는 사람들은 암 진단 후 1년 동안 정신이 없다. '내가 왜 암에 걸렸지, 직업성 암 아닌가'라고 생각할 시간이 없다. 치료가 가능한지, 치료비는 얼마인지, 언제까지 살 수 있는지... 자기 몸 생각하기 바쁘다. 당연한 거다. 암 진단 후 2~3년 지나 안정기에 들어서야 하나씩 되짚어볼 여유가 생긴다. 그제야 '암도 산재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올 거다.
열악한 노동현장에 있는 비정규직이나 일용직 노동자들은 직업성 암에 대한 인식이 더 낮을 수밖에 없다. 이들은 보통 직장을 많이 옮겨 다니고 일하는 기간도 짧아 어느 사업장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직업성 암을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도 낮다. 이런 사각지대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현재 고용노동부에서 건강관리수첩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44조 등에 근거해 유해·발암물질을 '제조하거나 취급'하는 사람이면, 건강관리수첩을 신청해 발급받아 주기적으로 건강체크가 가능하다. 직업성 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와 보상을 해 주고, 산재보험 처리를 지원하는 괜찮은 제도다.
다만, 발급대상을 유해·발암물질을 '제조하거나 취급'에 그칠 게 아니라 '노출' 되는 사람으로 넓힐 필요가 있다. 이들까지 발급대상에 포함하는 개선된 정책이 필요하다."
- 평소 작업환경측정 방식에 문제제기 해왔는데.
"현재의 작업환경측정 방식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얼마 전 포스코가 고용노동부에 보고한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봤다. 총 1만 2000여 건으로 7년 치 자료였는데, 이중 직업병과 관련된 화학 물질의 경우 노출 기준을 초과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직원을 상대로 한 6만 4000여 건의 특수 건강 검진 결과도 화학적 요인으로 직업병 소견이 나온 건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면 지난 3월에 35년간 포스코서 일한 노동자의 폐암이 업무상 질병(산재)으로 인정받은 건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돼 직업성 암에 걸렸다고 국가가 인정한 건데.
결국 측정 과정·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밖에 할 수 없다. 포스코 작업환경측정기관이 어디일까? 바로 포스코와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부속병원이다. 고용노동부는 2018년도 포스코 특별근로감독 보고서에서는 '측정 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의심된다'고 밝혔져만 그 뿐이었다. 일단 포스코의 작업환경측정을 외부기관에 맡기는 게 필요하다. 또 가장 열악한 작업장을 찾아가 그곳의 환경을 분석해야 한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려고 작업환경을 살피는 것 아닌가. 상대적으로 쾌적한 곳이 아닌 상대적으로 방치되어 있고 관리가 덜 된 곳을 확인해야 한다."
- 6월 3일 직업성암과 관련 대규모 집단 산재를 신청할 계획이다.
"지금도 신청을 받고 있다. 직업성·환경성 암환자 찾기 119(http://nocancer119.co.kr)를 통해 신청할 수도 있다. 하루아침에 '암은 내 탓이오'하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는 어려울 거다. 그래서 더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직업성암과 관련 병원진료 과정 자체를 바꾸는 게 필요하다. 직업성 암이 의심되는 사람이 있으면, 병원이 의무적으로 고용노동부에 직업성 암 관련 신고를 하고, 이후 고용노동부가 직업성 암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처럼 노동자가 신고하고, 직업성 암 발병 관계를 증명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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