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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6 [넘버스]포스코, 지난해 사상 첫 '탄소배출권 빚' 쌓아...재무부담 '가시화'
관리자 (po0013) 조회수:109 추천수:0 118.41.103.230
2021-03-09 12:04:15

[넘버스]포스코, 지난해 사상 첫 '탄소배출권 빚' 쌓아...재무부담 '가시화'

http://www.bloter.net/archives/534247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탄소 중립이 글로벌 대세로 부상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120여개국은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전혀 없게 하는 ‘넷 제로’를 실현하기로 했습니다.

원료를 가공해 중간재 또는 완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들의 고민이 커졌죠. 특히 철광석과 철스크랩 등을 제련해 철강재를 생산하는 철강사와 원유를 정제해 정유를 생산하는 정유사, 발전업체들의 고민이 큽니다. 이들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커지기 때문이죠.

기업들은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에 발 맞춰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해야 합니다. 환경을 보전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찾아야 하죠. 이외에도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환경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이는 기업의 마진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탄소배출권은 기업이 지불해야 할 대표적인 환경비용입니다. 탄소배출권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발급합니다. 시장에서 자유롭게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는데, 온실가스를 할당량보다 초과해 배출하면 배출권을 구매해야 합니다. 남으면 시장에 팔 수도 있죠. 정부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기업들의 무상할당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들은 배출량을 줄이거나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하죠.

포스코 온실가스 배출량.(자료=포스코)

포스코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온실가스 초과 배출로 인해 ‘탄소배출권 매입채무(이하 배출 부채)’를 쌓았습니다. 포스코는 국내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무상할당량은 줄었는데, 배출량이 늘어나면서 결국 탄소배출권을 구입하게 됐습니다.

포스코는 지난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2020년 감사보고서’를 공시했습니다. 포스코는 지난해 온실가스 초과 배출에 따라 202억원의 배출부채를 인식했습니다. 이전까지 정부의 무상할당량을 초과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았는데, 지난해부터 할당량을 초과하면서 충당부채를 쌓은거죠. 포스코는 “2020년 (온실가스) 무상할당 배출권의 수량을 초과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해 충당부채를 설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충당부채란 지출의 시기 또는 금액이 불확실한 부채를 의미합니다. 즉 언젠가는 지출해야 할 비용인데, 시기와 금액을 확정할 수 없어 일단 재무제표에 반영한 것이죠. 기업 회계는 일반적으로 ‘보수주의’ 원칙에 따라 처리됩니다. 손실은 빠짐없이 반영하고 이익은 과대계상되지 않도록 확실한 경우에만 인식하는 거죠.

포스코 온실가스 배출부채 및 배출량 추이.(자료=금융감독원)

포스코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해보니 초과 배출한 게 명백해, 탄소배출권을 한국거래소 등을 통해 구입해 정산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때문에 202억원의 배출부채를 쌓은 거죠.

포스코는 “2019년 9월 포스코에너지의 부생가스 복합발전소를 인수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공시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포스코의 설명은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포스코는 광양과 포항에서 부생가스 복합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부생가스 발전은 제철공정에서 발생한 부생가스를 연료로 활용해 전기를 생산합니다. 연 574MW의 전기를 생산하는데, 생산량은 원전 1기의 절반 수준입니다. 포스코에 따르면 부생가스 발전으로 연 570억원의 원유 수입 대체효과와 18만톤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 수치’를 보면 절반만 맞는 것 같습니다. 부생가스 발전은 화석연료를 사용해 전력을 만드는 것보다 친환경적이지만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죠.

포스코 부생가스 발전소.(사진=포스코)

포스코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는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담겨 있습니다. 포스코는 2019년 805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습니다. 2018년 배출량은 7310만톤으로 1년 동안 9.1%(740만톤) 증가했습니다. 포스코는 포스코에너지의 부생가스 발전을 인수하면서 배출량이 늘었다고 설명했죠. 이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한해 동안 약 700만 톤 늘어났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포스코에너지의 ‘2020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살펴볼까요. 포스코에너지는 2019년 489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습니다. 2018년 배출량은 1169만톤에 달했죠. 포스코에너지가 부생가스 발전을 떼어내면서 배출량은 약 680만톤 줄었죠. 포스코와 포스코에너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해보면 부생가스 발전소에서 약 700만톤 규모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생가스 발전소의 배출량은 포스코가 제철 생산 과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10% 규모로 상당합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부생가스의 정제 및 분리기술이 부족하고 발전효율 저하로 부가가치가 낮다”며 “부생가스는 제철소에서 연소시켜 발전소에 사용하고 있어 많은 온실가스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포스코의 탄소배출권 구매 비용은 늘어날 전망입니다. 통상 탄소배출권 배출권 거래제가 끝나는 시기 일괄적으로 정산합니다. 2차 배출권 거래제(2018년 ~ 2020년)는 지난해 종료됐고, 올해부터 2025년까지 3차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됐죠.

포스코는 온실가스 배출 규모에 비해 무상할당량을 넉넉하게 받았는데, 포스코에너지의 부생가스 발전소를 인수하면서 배출량이 10% 증가해 ‘살림살이’가 빠듯해졌습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줄이고, 2050년에는 넷 제로를 달성할 계획입니다. 이 때문에 기업에 지급되는 할당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죠. 대신 시장성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환경부는 3차 배출권 계획기간(2021년 ~ 2025년)의 유상할당 비율을 10%로 확대했습니다. 2차 계획기간 동안 이 비율은 3%였습니다.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로 지불해야 할 비용이 커졌습니다. 다행히 한국거래소 등에서 거래되는 탄소배출권 가격은 한풀 꺾였습니다. 지난 5일 KAU20(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탄소배출권) 종가는 1만8900원을 기록했습니다. 2019년 말 4만원을 넘었는데, 가격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지금이 3차 계획기간의 첫 해라는 점을 볼 때 앞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국내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포스코는 최근 ‘탄소중립’을 선언했습니다. 2050년 ‘넷 제로’를 목표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줄이고, 2040년까지 50%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1단계로 에너지 효율을 향상하고, 2단계 목표로 스크랩 활용을 고도화한다고 합니다. 3단계 수소환원 제철 기술을 개발해 ‘수소 제철소’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포스코 수소 사업 발전 계획.(자료=포스코)

포스코는 2030년까지 수소 제철소 전환을 위해 ‘데모 플랜트’를 가동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시열 포스코 생산기술전략실장은 최근 컨퍼런스콜(기업설명회)을 통해 “포항제철소는 20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설비를 운용하고 있는데 약 25%를 수소 환원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며 “수소 제철소를 위해서는 25% 수준을 100%까지 끌어올리는 게 중요한데 현 시점에서는 기술적으로 쉽지 않고,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 실장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20년 내에 수소제철소를 실현하기 위해 기술개발을 하고, 데모 플랜트는 2030년 내에 가동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포스코 탄소배출 저감 계획.(자료=포스코)

이렇듯 포스코는 친환경적이지 않은 제철소를 ‘친환경’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그러려면 연간 70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부생가스 발전의 친환경성을 높여야 합니다. 포스코는 연 500만톤의 수소 생산 체계를 갖추겠다고 발표하면서 1단계로 부생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보면 부생가스 발전도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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