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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3 도쿄올림픽이 뭐길래···철강업계 후판협상 마지못해 ’또 양보’

  • 관리자 (po0013)
  • 2020-09-03 1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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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isajournal-e.com/news/articleView.html?idxno=223077

도쿄올림픽이 뭐길래···철강업계 후판협상 마지못해 ’또 양보’
  • 김도현 기자(ok_kd@sisajournal-e.com)
  • 승인 2020.09.03 14:35

‘고객사’ 조선업계 日후판 매입비중 늘리며 철강사 압박···“괘씸하다” 비판도
/그래픽=시사저널e DB
/그래픽=시사저널e DB

철강업계가 ‘울며 겨자 먹기’ 식의 후판공급가격 협상을 하는 모양새다. 가격인상이 요원한 상태에서 오히려 값을 낮춰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표면적 이유는 조선업계의 극심한 수주부진이지만, 일본산 저가제품이 이 같은 협상을 도출한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산 매입 비중을 늘려가는 ‘고객사’ 조선업체들을 ‘공급사’ 철강업계가 당해내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업계가 부침을 겪을 당시 장시간 후판가격을 동결했던 철강업계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새나오는 모습이다.

3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은 최근 주요 조선사들과 후판협상을 매듭지었다. 포스코는 금년 하반기 공급가격 협상이었으며, 현대제철은 상반기 협상안에 도장을 찍은 상태다. 일반적으로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매년 두 차례 가격협상을 실시한다. 협상은 개별 업체 간 진행된다. 합의내용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포스코·현대제철 등은 대체적으로 직전 계약대비 공급가격을 낮춘 것으로 알려진다. 톤당 최대 3만원을 줄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등에 따른 극심한 수주부진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의 고통을 분담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포장됐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게 철강업계 안팎의 공통된 전언이다. 철강업계 역시 고통을 분담할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2분기 포스코는 사상 초유의 분기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140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으나 매출규모가 4조1133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익률이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원재료 철광석 가격이 제품가격에 제대로 반영이 되지 못하면서 실익률이 뒷걸음질 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방산업 수요부진도 한 몫 했다.

철강사들은 하반기 반등을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재확산·대유행 조짐으로 사상 초유의 연간적자 우려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겹악재에 노출된 철강업계가 후판 납품가격을 하향조정한 까닭은 값 싼 일본산 철강제품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조선업계가 일본산 매입비중을 늘림에 따라 매출급감의 위기감이 도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철강업계는 지난해까지 제품생산량을 대폭 늘렸던 것으로 알려진다. ‘2020 도쿄올림픽’에 발맞춰 자국 내 제품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코로나19 여파로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재조가 폭증하게 되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싼 값에 제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도 비용절감을 목표로 일본 후판 매입 비중을 늘리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산 후판가격이 국내 제품과 비교했을 때 톤당 10만원 가까이 저렴해진 상황이 국내 조선업계는 기회”라면서 “애초부터 후판협상은 고객사인 조선업계가 우위적 입장을 취하기 마련인데, 저렴한 대안까지 생기면서 앞선 협상 때보다 더욱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뒤 협상에 나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는 불만이 가득한 모습이다. 예상 불가능한 변수가 작용했다고 하더라도 국내 조선업계의 행태에 서운하다는 반응들이 주를 이뤘다. 철강업계가 가격 인상을 고집할 경우 일본산 매입 비중을 더욱 늘리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협력업체를 향한 배려 역시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가 부침을 겪기 시작했을 때부터 철강업계는 제품가격을 동결하며 국내 조선업 회복에 미약하지만 힘이 되고자 했다”면서 “철강업계 수익성 부재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자신들의 업황 회복이 덜됐기 때문에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조선업계가 일본산 철강제품가격을 핑계 삼는 것은 신의의 문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설상가상 철강업계의 근심은 하나 더 늘게 된 꼴”이라면서 “철광석 가격이 치솟고,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전방산업 수요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제품가격 인상에 또 실패하면서 최악의 한해를 보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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