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안전종합대책이 무색… 크고 작은 사고 잇달아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독자제공

경북 포항의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화재와 질식, 기계 작동 부주의 등에 따른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안전불감증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포스코는 2년 전에도 질식사망사고 후 안전보건 종합대책을 내놨으나 공염불이라는 지적이다.

14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13일 낮 12시30분쯤 포항시 남구 동촌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STS) 소둔산세공장 일부 라인에서 불이 났다. 소둔산세공장은 스테인리스 생산품을 산성 용액에 넣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공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불이 나자 제철소 일대에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화재신고가 잇따랐다.

 

소방당국은 소방차와 구조ㆍ구급차, 헬기 1대 등 30대를 동원해 2시간 만인 오후 2시30분쯤 진화 작업을 마무리했고 인명피해는 없었다. 포스코에 따르면 소둔산세공장은 지난달 말부터 수리 작업에 들어갔고, 불이 날 당시 현장에는 내부 시설 보수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포항제철소 사고는 2년 전에도 있었다. 2018년 1월25일 포항제철소 내 산소공장에서 외주업체 직원 4명이 질소가스에 질식해 모두 숨졌다. 포스코 측은 당시 안타까운 사고 직후 3년간 1조1,050억원의 예산으로 안전보건종합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2일에는 신항만 5부두에서 작업하던 근로자(56)가 크레인에 끼여 숨졌고, 같은해 7월11일에는 코크스 원료보관시설에서 정년퇴직을 2개월 앞둔 직원(59)이 뼈가 부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또 같은달 15일에는 4고로 코크스 보관시설에서 청소하던 협력업체 직원(34)이 10m 아래로 떨어져 골절상을 입었다.

여기다 포항제철소에는 지난해 6월 염산 유출사고와 같은해 7월 파이넥스2공장 연기 배출사건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도 사고를 피해가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광양제철소 내 니켈추출 설비인 포스넵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협력업체 직원(62)이 숨졌다. 다음달인 7월에는 정전사고도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황산과 불산 열연처리를 하는 열처리산세 및 가성소다 탱크와 배관 쪽에서 화재가 발생해 6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한대정 수석부지회장은 “포스코가 안전대책을 내놨다고 하지만 현장 작업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인력 충원이나 재원투자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포항=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