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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보통 애가 아니야”...포스코, 이번엔 인사위의 ‘노조 탄압’ 정황
노동존중 (999kdj) 조회수:579 추천수:0 14.45.42.238
2020-01-17 14:11:02

http://www.todaykorea.co.kr/news/view.php?no=267519

DFEF.png▲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포스코센터.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포스코 인사위원회가 지난해 7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포스코지회 간부 12명에 대한 징계를 내린 것과 관련해 ‘노조 탄압’을 의심케 하는 정황이 당시 회의록을 통해 확인됐다.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된 이 회의록에는 노조 간부들에 대한 부당 징계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곳곳에 담겨있다. 이들이 ‘특정 노조’에 소속된 조합원들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포스코 측은 “부당 노동 행위는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회의록 공개 이후 “노조 탄압의 추악한 실체가 드러났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금속노조는 17일 성명서를 통해 “어제 포항MBC는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간부와 조합원을 징계하겠다며 연 회사의 인사위원회에서 오고 간 발언들을 공개했다”며 “방송이 공개한 회의록 내용은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 발언 △징계와 상관없는 개인에 대한 성향분석 △민주노총에 대한 차별과 배제 △징계거리가 아님을 알면서도 조합원을 겁주기 위해 징계해야 한다는 부당징계 △특정인을 지목하는 보복성 표적 징계임을 시인하는 발언까지 담겨있어 충격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포항MBC는 16일 포스코가 노조 간부 12명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기 위해 개최한 인사위원회 회의록에 노조 파괴 정황 발언이 곳곳에 담겨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노조 탈퇴를 권유한 부당노동행위 책임자들 집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전개하고, 항의성 문자를 보내는 등의 행동을 한 이유로 12명의 노조 간부를 정직과 감봉 등으로 징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인사위원회에서 위원장 A씨는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는 발언을 쏟아낸다. 그는 “얘는 보통 애가 아니라니까. 이제 차기, 차기 운동권 주자”라며 “이게 (노조) 정책부장이니까 난이도가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또 “여긴 소속 부서에서도 좀 괴로워하는 사람 중 하나다. 직함 차제가 (노조) 쟁의부장이다”라고도 했다.
 
특히 인사위 참석자들은 이들이 민노총이기 때문에 중징계할 수 밖에 없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A씨는 “(징계 대상자의 행동이) 괴롭힘이라고 보기에도 어렵다”고 말했고, 동석한 한 인사위원은 “사실 이게 진짜 민노(민노총)만 아니고 일반적이면야”라고 받아친다. 이에 A씨는 “(그러면) 전부 다 경고죠”라고 답한다.
 
이는 징계 대상자들의 행동이 일반적으로는 ‘경고’에 그칠 수준이지만, 민노총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회의록이 공개되자 금속노조는 “이번에 공개된 인사위의 회의록은 포스코가 조합원에 대한 부당한 징계를 노조 활동 위축과 나아가 민주노조 말살의 수단으로 활용했음을 증명한다”고 비판했다.
 
또 “금속노조는 포스코의 무리수 징계가 민주노조 길들이기를 넘어 무력화를 목표로 한 노조파괴 공작임을 확인하고, 포스코가 여전히 구시대의 낡은 경영과 노사관계를 고집하며 노동자를 관리 내지는 지배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음을 반복해서 지적했다”며 “회의록은 이러한 금속노조의 주장이 타당함을 뒷받침한다. 그리고 왜 포스코에 민주노조의 감시와 견제가 절실한지 다시 한번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의록은 징계 조치에 반발한 노조 측이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함에 따라 포스코가 증거로 제출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될 만한 발언들이 이 회의록에 고스란히 담겨있던 것이다.
 
포스코 측은 “회의록은 가감없이 제출한 것은 부당 노동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포항MBC는 전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는 “포스코는 이런 수준의 회의록을 공개한 것이 바로 부당 노동 행위가 없다는 증거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며 “최소한 회의록의 발언들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오히려 세상은 이런 남부끄러운 내용을 버젓이 공개하는 포스코 경영진이 자신들의 행위가 불법이고 부당 노동 행위임을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뻔뻔하고 무능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세상 사람들 생각이 다 자기들 같을 것이라는 생각은 포스코 경영진의 의식이 얼마나 시대에 뒤떨어진 것인지 보여준다. 불법을 저지르고 이를 자랑스러워하는 포스코의 당당함이 오히려 측은하다”고 했다.
 
이들은 “그간의 과정이 보여주듯 포스코는 노조탄압을 위해서라면 세간의 이목도 염치도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라며 “탈퇴공작과 징계에 시달리는 현장 조합원들의 고통을 하루빨리 덜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유한일 기자 hanil918@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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